申丙徹 < 브리지랩 대표 bcshin@naver.com >

최근 대한민국 정국운영에 논란이 많은 일이 몇 개 생겼다.

건설교통부의 신도시 발표와 산업자원부의 도량형 통일정책이다.

추병직 건교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신도시개발계획을 발표했는데,신도시로 선정된 지역의 아파트값이 하루 사이에 5000만원 이상 폭등했고,주변 지역 아파트값 역시 수천만원씩 올랐다.

더군다나 이 발표는 관계부처와 협의도 하지 않은 채 이루어져 부처간 논란도 크다고 한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를 통해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는 것이다.

일을 너무 급하게 처리한 결과이다.

산업자원부는 최근 2007년 7월부터 비법정 단위 도량형을 쓰다 적발되면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서 말하는 비법정 단위 도량형은 인치(inch),평(坪),근(斤) 과 같이 우리가 늘 사용해오던 것들인데 앞으로는 이런 단위를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런 단위를 사용해오던 기업과 소비자들은 당장 고민에 빠지게 된다.

대표적으로 전자업계의 TV 등에서 문제가 생길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 대부분 국가에선 TV 크기를 인치로 표기하는데 한국만 센티미터(cm)로 표기한다면 해외시장에서의 혼란은 피할 수 없다.

건설♥부동산 업계도 마찬가지다.

주택의 면적을 설명할 때 전통적으로 써 온 평수 대신 ㎡를 써야 한다.

평 단위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일일이 새롭게 계산을 해야 한다.

이것 역시 일을 너무 급하게 처리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모든 일에는 급한 일이 있고,중요한 일이 있다.

급한 일은 시간을 아껴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일이고,중요한 일은 꼼꼼히 생각해 실수없이 처리해야 하는 일이다.

즉 급한 일은 시간의 개념이고,중요한 일은 질(質)적인 개념인 것이다.

사람은 무엇부터 하게 될까? 급한 일부터 하게 된다.

그러나 급한 일은 날마다 생긴다.

급한 일을 처리하고 나면,또 다른 급한 일이 바로 생긴다.

그러다 보면 정작 중요한 일을 잊게 된다.

따라서 중요한 일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중요한 일은 반드시 성공해야 하며,절대 실수해서는 안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중요한 일을 먼저 챙긴다.

앞에서 다룬 신도시개발계획은 국가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일이고,도량형의 통일 역시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이다.

이런 일은 시간을 두고,천천히 그리고 빠짐없이 문제의 핵심과 주변을 살펴보고 결정해야 할 일이다.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는 급한 일에만 쫓기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중요한 일을 여러 곳에서 놓치는 것 같다.

우리 사회가 급한 일보다는 중요한 일에 신경쓰는 모습으로 변해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