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검단신도시 신규 개발과 파주신도시 확대방안이 우여곡절 끝에 27일 열리는 경제정책조정회의 직후 공식 발표된다.

최대 550만평 규모로 개발될 검단신도시와 함께 파주 운정신도시가 총 480만평 정도로 당초보다 200만평 확대되면 장기적으로 수도권 주택 수급에 숨통을 틔워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포함,김포 송파 등 현재 추진 중인 대부분의 신도시에서 주택공급은 빨라야 2007년 12월에나 본격화되기 때문에 이때까지는 수도권 주택수급에 큰 공백이 있을 수밖에 없어 최근의 집값 급등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전문가들은 당장 집값 안정이 시급한 만큼 단기 처방으로 기존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을 강구해야 하며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주택공급 확대 쪽으로 부동산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어정쩡한 신도시 발표가 집값 불안 부추겨

이번 신도시 추가 건설 및 확대계획 발표가 애초부터 어정쩡하게 이뤄지는 바람에 인천 파주 등 후보지 인근 집값 불안을 되레 부추겼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인천시가 이미 4~5년 전부터 검단신도시 개발을 추진해 왔고 지난 6월에는 건설교통부에 지구지정 신청까지 마쳐 사실상 발표 시기만 남겨둔 상황에서 추병직 건교부 장관이 지난 23일 지역을 언급하지 않고 "이달 안에 분당급 신도시를 추가 발표하겠다"고 밝혀 불씨를 키웠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신도시 구상 발표 후 통상 3~6개월 뒤에 대상지역과 규모 등이 공개되는 법인데,이번에는 일주일도 안 돼 대상지가 발표되는 셈"이라며 "수도권 집값불안 확산이라는 급한 불을 끄려다가 되레 키운 꼴"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검단신도시의 개발정보가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18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토지정의시민연대는 이미 지난 18일 "건교부가 인천시에 검단신도시 건설추진 상황이 알려지지 않도록 주의를 촉구했지만 이달 13일 열린 '바이(buy)인천' 투자설명회에서 신도시개발 정보가 부동산 중개업자 등에게 공개돼 부동산투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단기 집값안정 효과 없어

정부가 검단신도시 추가 건설 및 파주신도시 확대방안을 내놓은 것은 공급기반 확대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만,단기적으로 집값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거두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까지의 신도시 건설계획으로는 주택 분양 및 입주 시기가 2년 정도 후에나 가능하기 때문이다.

2010년에나 주택이 공급되는 검단신도시는 물론이고 파주신도시도 문화재 발굴 등으로 2008년 말에나 분양이 가능하다.

1만5000가구 규모의 은평뉴타운 역시 고분양가 논란 속에 1차 분양이 내년 하반기로 늦춰진 상태다.

최근 2차 청약을 마친 판교만 해도 입주는 2009~2010년께나 이뤄지게 된다.

여기에 수도권 주택난은 이미 3년 연속 연간 목표치를 밑돌고 있어 당장 내년부터 수급에 큰 공백이 우려된다.

실제로 수도권 주택건설 실적은 2004년 20만5000가구,2005년 19만8000가구로 목표치 대비 68.3%와 70.2%에 그쳤다.

올해 역시 8월 말 현재 목표치의 33.9%에 불과한 8만6039가구를 건설하는 데 그치고 있다.

더욱이 내년부터 주공 등 공공주택 후분양제가 본격 시행되면 분양시기가 당초 계획보다 10개월 정도 늦춰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검토 중인 분양원가 공개방안이 민간주택까지 확대될 경우 민간부문의 주택공급 위축이 불가피해져 수도권 주택수급 기반이 붕괴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집값불안 단기 해소책 시급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집값 급등을 막을 수 있는 단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신도시 개발은 5~10년 뒤의 장기 주택수급에는 분명 도움이 되지만 과거처럼 단기적인 효과는 현시점에서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기존주택 거래를 활성화해 가격상승 압력을 누그러뜨리면서 공공택지 개발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때라고 충고한다.

한 전문가는 "기존주택 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세제·금융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공사기간이 짧은 다세대·다가구주택 건설 활성화,주거형 오피스텔 규제완화 등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