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두 달째 떨어지고 있어 대출 고객들의 숨통이 다소 트이고 있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양도성예금증서(CD)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이에 연동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향후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여전한 만큼 고정금리 대출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출금리 하락세

지난 23일 현재 국민은행의 3개월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38~6.58%로 한 주 전에 비해 0.01%포인트 떨어졌다.

주간 단위로 고시되는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8월 셋째주(8월14~20일) 콜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5.52~6.72%까지 올랐으나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두 달간 최저 금리 하락폭은 0.14%를 기록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59~6.69%로 전주에 비해 0.01% 포인트 하락하는 등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일제히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1년 이상 장기대출을 받을 경우 금리 상승세 전환 가능성을 대비해 고정금리 또는 변동금리와 고정금리가 섞인 혼합형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선임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북핵과 경기둔화 등으로 금리가 하락세를 보일 수 있으나 내년 하반기 이후로는 반등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며 "만기가 장기인 대출의 경우 자금 상환계획을 수립하는 데 유리한 고정금리도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혼합형 대출 인기


시중은행들이 최근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혼합형 주택대출상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혼합형 대출은 고객들이 금리변동의 위험을 회피할 수 있도록 변동금리에 고정금리가 가미되거나,금리상한폭이 설정된 상품을 말한다.

우리은행은 대출 이후 1년부터 만기까지 2회에 한해 고정 또는 변동금리를 바꿀 수 있는 '아파트 파워론Ⅲ'을 출시,보름여 만에 2500억원어치를 판매했다.

국민은행이 지난 8월 초부터 금리를 0.3%포인트 내려 출시한 '포유 장기대출'은 22일 현재 7000억원어치가 판매됐다.

이 상품은 초기 3년 동안 최저 연 5.7∼6.8% 수준의 고정금리를 적용하고 그 이후엔 변동금리로 전환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신규 대출 고객 2~3명 가운데 1명은 혼합형 대출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도 최고 10년까지 고정금리가 가능한 '셀프디자인 모기지론'을 8월 말부터 출시했다.

또 시장금리가 급등하더라도 대출 후 5년 동안은 금리변동이 1%포인트 이내로 제한되는 '금리상한 모기지론'을 추가로 내놓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현재 주택담보대출의 97.5%가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대출금리가 바뀌는 변동금리 대출이다.

과도한 변동금리 대출 편중 현상은 향후 금리급등시 대출고객의 이자 증가 및 채무상환 능력 악화로 가계부실화 또는 은행 건전성 저하 등의 위험을 불러올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은행들로 하여금 혼합형 대출상품을 적극 확대하도록 유도하고 있어 앞으로 일정 기간 고정금리를 적용하고 그 이후 변동금리를 적용하거나,변동금리와 고정금리를 서로 변경할 수 있는 혼합형 대출이 향후 주력상품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