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여전히 안개에 휩싸여 있다.

12일 오전장 한 때 1,330대 후반까지 오르는 탄력을 보여주던 코스피지수는 오후 1시40분 현재 전날보다 3.80포인트 오른 1,329.29로 상승폭이 줄어들어 시장의 방향성을 여전히 확신하기 힘든 상황임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북한의 핵 시험 이후에도 연일 '사자'에 나섰던 외국인들이 5일만에 '팔자'로 돌아선데다 펀드자금의 유입세가 이어지고 있다지만 기관들도 소극적인 움직임을 지속하는 등 수급면에서 뚜렷한 동력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아직 무슨 변수가 발생할지 예측하기 힘든 북한 핵문제와 내년 경기의 하강 우려, 3.4분기 실적 우려, 대규모 프로그램 차익거래 매물 등 변수가 산적한 상황이다.

◆ 대형주 중심 시장은 "지켜보자" = 9월 증시의 반등흐름을 이끈 것은 기술주를 포함한 대형 기술주들이었지만 '북핵 쇼크' 이후 대형주 시장은 외국인들의 일부 '사자'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하향 곡선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북한의 핵실험 방침발표가 있기 전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지난 2일 종가 66만5천원에서 이 시간 현재 63만7천원으로 상당폭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비롯, 현대차, LG전자, 신한지주, SK텔레콤 등 여타 대형주들도 대체로 유사한 모습이다.

시장 전반의 거래량 역시 지난 9일 4억주를 넘었지만 10일에는 2억5천만주대로 줄었고 11일에는 다시 2억주 미만으로 감소해 시장이 깊은 관망세에 들어간 상태임을 보여주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이재훈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북한 핵실험 악재에 휘둘린 사이 LG필립스LCD는 3분기 어닝시즌의 테이프를 끊었고 옵션만기와 금통위 금리결정변수는 바로 오늘"이라며 "심리적 부담에 수급 변동성, 금리 변동성까지 겹쳤으니 투자하기 힘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 자산주. 사모펀드주. M&A주..중소형주는 '게임중' = 그러나 대형주 시장의 냉각과 달리, 중소형 종목을 중심으로 한 개별 재료주들은 활개를 치고 있다.

대표적 재료종목은 '장하성 펀드'의 영향으로, 사모펀드들이 대거 지분을 매집해 들인 이른바 '사모펀드 관련주'들.
지난달 하순 샘표식품을 기점으로 시장의 핵으로 떠오른 사모펀드 관련주들은 10월 들어서도 동성제약(JS사모 기업인수증권 투자회사 1호), 종근당바이오(헤르메스사모기업인수증권투자회사 1호)가 지난 2일 해당 펀드들의 지분공시 이후 폭락장속에서도 10%가 넘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들 종목은 이 시간 현재 동성제약 3.10%, 샘표식품 4.55% 등의 강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제너시스펀드의 지분매입 사실이 공시된 디아이(2.85%) 등도 일제히 오름세다.

M&A 관련주들 역시 이스라엘 해운갑부 새미 오퍼가 12%대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진 한진해운(5.39%)이 초강세이며 대우전자부품의 인수소식이 전해진 엠케이전자는 인수주체인 대우전자부품과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의 이전소식이 전해지면서 터미널 지분을 15%가량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천일고속도 가격제한폭까지 뛰는 등 재료 보유 개별주들은 움츠러든 시장에서 연이어 '튀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시계가 극도로 불량해진 시장에서 개별 재료 보유주나 중소형주의 반등 탄력을 이용한 투자는 위험도가 그만큼 더 높기 때문에 추종 매매는 자제해야 한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핵 이슈가 터졌을 때 큰 낙폭을 보인 중.소형주나 코스닥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강한 반등탄력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그러나 북핵 이슈 등 대형 변수의 향방이 분명해질 때까지 위험관리에 치중하고 매수전략은 우량주를 중심으로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