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베어벡호-가나 평가전 관전 포인트

설기현(27.레딩 FC)과 마이클 에시엔(24.첼시)이 한국과 가나의 대표 프리미어리거로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한가위 연휴 마지막 날인 8일 오후 8시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한국-가나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에는 설기현과 에시엔의 매치업 외에도 △태극호 세대교체 시험장 △차두리 수비수 데뷔 △'포스트 이운재' 골키퍼 경쟁 △8경기 상암 불패 도전 등 팬들의 관심을 끌 관전 포인트가 적지않다.


◇설기현-에시엔, 대표팀.소속팀서 연쇄 격돌


설기현과 에시엔은 한국과 가나 양국이 자랑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대표 주자다.

설기현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튼햄)에 이어 3호 프리미어리거로 꿈의 무대에 데뷔했지만 시즌 초반 2골 2도움으로 레딩의 돌풍을 주도하고 있고 리그 공식 통계사이트인 액팀스태츠 선수 랭킹에서 '톱 10'을 바라보는 11위까지 순위가 상승했다.

'3천800만 유로(459억원)의 사나이' 에시엔은 SC 바스티아, 올랭피크 리옹(프랑스)을 거쳐 지난 해 8월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자금 동원력을 자랑하는 첼시에 입성했다.

미하엘 발라크(독일), 프랭크 램퍼드(잉글랜드)와 함께 '철의 중원'을 구성하는 일원이다.

포지션은 설기현이 측면, 에시엔이 중앙이라 다르지만 둘 다 활동 반경이 넓어 그라운드에서 정면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6월 아드보카트호가 독일월드컵 직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가진 평가전 당시 에시엔은 선발로 나와 1골 1도움을 올렸고 설기현은 후반 36분 박주영(FC 서울) 대신 교체 투입돼 얼마 뛰지 못했다.

설기현과 에시엔은 대표팀 맞대결이 끝나면 오는 15일 오전 1시15분 레딩의 마데스키 경기장에서 정규리그 대결을 벌이게 된다.

A매치가 전초전이 되는 셈이다.


◇태극호 세대교체 시험장

핌 베어벡 대표팀 감독은 부임 직후부터 세대교체에 시동을 걸겠다고 했지만 그동안 세 차례 아시안컵축구 예선에서는 젊은 피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했다.

아시안컵 본선 진출이라는 당면 과제가 걸려있기 때문에 과감한 물갈이를 할 수 없었고 독일월드컵까지 대표팀에서 실력이 검증된 기존 자원을 주축으로 팀을 운용한 셈이다.

베어벡 감독은 가나가 최근 대결에서 맞붙는 상대 중 가장 강한 팀이지만 어쨌든 평가전이라는 의미에서 세대교체 선두 주자 정조국(FC 서울), 최성국(울산), 이종민(울산)은 물론 처음 태극마크를 단 염기훈(전북), 오장은(대구), 김치우(인천) 등 새 얼굴을 중심으로 의미있는 실험을 감행해볼 것으로 기대된다.


◇차두리 수비수 데뷔전


차두리(26.마인츠05)는 독일월드컵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한 뒤 베어벡호에도 부상으로 번번이 합류하지 못해 이번이 수비수로서 능력을 검증받을 수 있는 첫 기회다.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크푸르트에서 마인츠로 이적하면서 오른쪽 윙백(풀백)으로 본격 변신한 차두리는 아버지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수원에서 뛰는 송종국, 조원희와 주전 경쟁을 벌여야 한다.

차두리는 지난 2일 입국하면서 "공격수보다 수비수가 더 낫다"며 포지션 경쟁에 자신감을 보였다.


◇'포스트 이운재' 영광.용대.성룡 삼각경쟁


3기 베어벡호의 두드러진 변화 가운데 하나는 수문장 이운재(수원)의 탈락이다.

베어벡 감독은 소속 팀 경기에 뛰지 않아 감각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이운재를 전격 제외했다.

'포스트 이운재'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골키퍼는 김영광(전남), 김용대(성남), 정성룡(포항).
김영광이 지난 8월16일 대만전과 9월2일 이란전에 연달아 출전해 먼저 '낙점'을 받았지만 이란전에서는 수비수 김상식(성남)과 호흡을 맞추지 못해 동점골을 내주는 실수도 저질렀다.

안정성 면에서는 더 높은 점수를 받는 김용대와 경쟁이 점점 치열해질 듯.

K-리그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정성룡의 도전도 간과할 수 없다.


◇상암 8경기 연속 무패 도전

축구 대표팀은 2001년 '월드컵의 성지' 서울월드컵경기장 개장 이후 한동안 상암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하는 징크스에 시달렸다.

이 징크스는 2004년 11월 몰디브를 제압하면서 깨졌다.

그리고 본프레레호 시절인 작년 8월 사우디 아라비아에 0-1로 진 이후에는 최근 7경기에서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다.

아드보카트호와 베어벡호의 상암 전적은 4승3무.

특히 설기현은 지난 5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 9월2일 이란전에 이어 상암에서 3경기 연속골에 도전한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