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미 이룩된 군사적 합의 논의 위해" 제안

남북 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 접촉이 2일 오전 10시 판문점 북측지역인 통일각에서 열린다.

국방부는 1일 "북측이 먼저 지난달 28일 전화통지문을 통해 판문점에서 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 접촉을 갖자고 제의, 우리 측이 이틀 뒤인 30일 오후 이를 수용한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북측은 접촉을 제안하면서 "이번 접촉에서 남북간 이미 이룩한 군사적 합의와 관련된 문제들에 대해 토의하자"라고 적시했을 뿐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물론, 정부도 북측의 접촉 의도와 수용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한 끝에 일단 응하기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 군사실무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문성묵(육군대령) 국방부 북한정책팀장은 북측의 `군사적 합의' 언급에 대해 "북측이 뭘 얘기하려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접촉을 해봐야 알겠다"고 말했다.

문 수석대표는 다만 `이미 이룩된 군사적 합의'에 대해 ▲제1차 남북국방장관회담(200.9, 제주도)에서 합의한 5개항의 공동보도문 ▲남북관리구역 및 철도.도로연결 공사 군사적 보장 합의서(20 02.9) ▲임시도로 통행의 군사적 보장 합의서(2003.1) ▲서해상 우발적 충돌방지 및 군사분계선(MDL)상 선전활동 중지.선전수단 철거(2004.6) 등을 들었다.

그는 "북측이 이번 접촉에서 이 같은 남북간 `군사적 합의' 범위 내에서 뭔가 얘기를 하지 않겠느냐"면서도 "북측이 예상 외의 얘기를 할 가능성도 있어 예단하기 힘들다.

긍정(적인 면)이 반, 부정이 반"이라고 말했다.

문 수석대표는 또 지난 7월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같은 달 3일 이뤄진 북측의 접촉 제안을 거부했다가 이번에는 제의를 받아들인 데 대해 "미사일 발사 당시에는 항의와 함께 제안을 거부했지만 우리의 기본 입장은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이라며 "우리도 접촉을 통해 할 얘기가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우리 측에서는 문성묵 국방부 북한정책팀장이, 북측에서는 박기용 단장 대리(상좌.중령과 대령사이)가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2+2' 회담으로 진행된다.

이번 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 접촉은 남북이 지난 5월 16∼18일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제4차 장성급 군사회담을 개최한 이후 5개월 만에 열리는 것이다.

북측은 미사일 발사 이틀 전인 지난 7월3일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을 위한 실무접촉회의를 갖자 "며 전화통지문을 보내온 지 이틀 뒤인 5일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에 우리 측은 7월6일 북측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한편, "현 시점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며 접촉일자를 적절한 시기에 통보하겠다"는 회신을 보내 사실상 접촉 제의를 거부한 바 있다.

이번 수석대표 접촉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제19차 남북 장관급회담(7.11∼13) 이후 남북 당국간 첫 접촉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