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사상최고치에 근접하는 강세를 이어가자 국내 증시도 완연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과 소비자신뢰지수 반등에 힘입어 미국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다우지수가 사상최고치를 돌파한 이후 국내 증시도 4.4분기에 연중 고점을 넘어설 것이라는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發 훈풍에 하루 만에 반등 = 27일 코스피지수는 미국 증시가 연중 최고치를 돌파했다는 소식에 하루 만에 반등에 나서 오전 10시50분 현재 전일 대비 12.66포인트(0.94%) 오른 1,356.63을 기록 중이다.

전날(현지 시간) 미국 다우지수는 예상 밖에 상승세를 보인 소비자신뢰지수와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93.58포인트(0.81%) 오른 11,669.39에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 사상최고치인 11,722.98에 성큼 다가섰다.

S&P500 지수도 전일 대비 9.97포인트(0.75%) 오른 1,336.34에 장을 마쳐 5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가하락과 소비자신뢰지수의 반등으로 미국경제의 급랭 가능성이 낮아졌다"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경기가 연착륙 국면에 들어섬에 따라 고성장 속에서도 물가상승 압력이 낮은 새로운 '골디락스'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우지수, 사상최고치 돌파 기대 커져 = 미국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조만간에 다우지수가 사상최고치를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우지수가 다음 달 초에 사상최고치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증시도 4.4분기에 5월11일에 기록한 사상최고치(1,464.70)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건웅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경상수지 악화 등을 고려할 때 최근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한 원.달러 환율도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 등 글로벌 증시의 강세는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달 초 美 경제지표 확인해야" = 그러나 미국 증시가 정보기술(IT) 거품에 힘입어 2000년1월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박스권에 갇혀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사상최고치 돌파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다우지수는 올해도 1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사상최고치 돌파를 시도했다가 번번이 실패해 글로벌 증시 급락의 빌미를 제공했다"며 "이번에도 역사적 고점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 팀장은 "미국 증시가 역사적 고점을 기록할 당시는 '신경제'라고 불릴 정도로 경제상황이 좋았지만 지금은 경기둔화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음 달 2일(이하 현지시간) ISM제조업지수와 6일 고용지표를 확인하고 넘어가는 신중한 자세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김대열 대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주식시장이 3.4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단기적으로 모멘텀 공백기에 놓여 있다"며 "따라서 기업실적이 윤곽을 드러내고 긴 추석연휴가 지나야 지수의 추세가 확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미국 증시와의 이격 축소 시도가 나타나겠지만 당분간 선물시장이 현물시장을 흔드는 '왝더독'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