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 동결 이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던 증시가 주춤거렸다.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주말을 앞둔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은 가운데 전문가들은 다음주에도 이 두 변수가 증시의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월말로 접어들면서 다음달 시작될 3.4분기 실적 발표로 시장의 관심이 급격하게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 유가증권시장 = 이번 주 종합주가지수는 주말을 앞두고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며 전주말대비 0.9%(12.72P) 하락한 1,348.38로 마감했다.

특히 경기 둔화 우려와 환율 하락에 따른 투자 심리 악화는 주 초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로 급등했던 지수를 모두 되돌려 놓았다.

주말을 앞둔 미국과 유럽 증시도 같은 이유로 급락한 가운데 다음 주 증시의 관심은 국내외에서 발표되는 경제지표 결과에 모아질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25일(이하 현지시간) 8월 기존주택판매를 시작으로, 9월 소비자신뢰지수(26일), 8월 내구재주문과 신규주택판매(27일) 등이 발표된다.

최근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주택관련 지표들이 다소 부담스럽긴 하지만 소비자신뢰지수나 내구재 주문 등 지표는 비교적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8월 산업활동동향(28일)과 8월 서비스업활동동향(29)이 발표되는데, 지난 7월 지표 악화의 원인이 집중호우와 파업 등 일회성 요인이었던 만큼 8월지표는 반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번 주 급락세를 보이며 시장을 긴장시켰던 원.달러 환율의 향방도 관심사다.

정부의 개입 가능성으로 일단 환율 하락세가 진정됐지만, 달러화 약세 지속과 위안화 절상 가능성 등으로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한편 경기 펀더멘털 확인 후에는 다소 소강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

10월 첫 주 추석연휴를 앞두고 관망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추석연휴 이후 본격화할 3.4분기 실적 발표로 시장의 관심이 급속하게 이동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실적 호전주 위주로 관심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지난 주 시작된 조정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고 장기간의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시장의 매매 규모가 줄어 급격한 반등이나 변동성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대한투자증권 김대열 연구원은 "관망 기조 속에 지지선을 구축하는 기간조정 국면이 예상된다"며 "실적의 윤곽이 드러나기까지는 유가와 환율 등 경기 관련 테마 중심의 제한적인 시장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최근 상대적으로 낙폭이 크고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대형주 위주의 매매가 바람직하다"며 정보기술(IT), 은행, 자동차 업종의 대형주를 추천했다.

▲ 코스닥시장 = 코스닥지수는 이번 주 마지막 거래일인 22일 10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3개월여만에 돌파했던 600선을 내줬다.

그러나 통상 지수 상승에 앞서 나타나는 거래대금 증가가 확인돼 향후 전망을 밝게 했다.

투자자들의 관심 사항이던 거래대금 규모는 이번 주 1조6천억원~2조원에 달해 1조4천억원 수준에서 맴돌던 수준에서 한단계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거래대금 증가에 높은 점수를 주면서도 기관투자자들의 불안한 매매 패턴은 다소 관찰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했다.

기관은 8월말 이후 순매수로 전환하기는 했으나 적극적인 매수에 가담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최근 단기반등 구간에서는 차익실현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신동민 애널리스트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다소 제한된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며 "그러나 600선 아래서 추가적인 하락보다는 시장 에너지를 비축하는 쪽으로 장세가 전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화증권 이영곤 애널리스트는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과 CJ인터넷으로 촉발된 실적 우려감으로 주 막판 급락해 다음 주 초반 추가 조정 가능성 있지만 급락세가 연이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락 기울기는 상당히 완만해져 지수는 590~605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다음 주가 3월 이후 설립된 펀드의 반기 결산기로, 수익률 관리를 위해 종목을 교체하는 '윈도드레싱'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기관이 꾸준히 순매수한 종목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자산주와 낙폭이 큰 종목도 눈 여겨 보라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곽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