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장타력을 마음껏 뽐낸 이지영(21.하이마트)이 국내에서 통산 2승을 올렸다.

이지영은 22일 경기도 여주시 자유골프장(파72.6천441야드)에서 열린 신세계배 제28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선수권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때려 3라운드 합계 16언더파 200타로 정상에 올랐다.

작년 5월 한국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일궈냈던 이지영은 이로써 국내 대회 2승을 모두 메이저대회에서 따냈다.

지난해 LPGA 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 제패로 올해 LPGA 투어에 뛰어든 그는 300야드에 육박하는 폭발적인 장타를 앞세워 준우승 한 차례와 5위 두 차례 등 '톱 10' 입상 네 차례로 상금랭킹 20위에 올라 성공적인 루키 시즌을 보내고 고국 무대 우승컵까지 보태는 기쁨을 누렸다.

또 이지영은 한국프로골프 사상 54홀 최소타 타이기록까지 세워 겹경사를 맞았다.

54홀 200타의 기록은 1995년 크리스찬디올여자오픈 때 박세리(29.CJ)에 이어 올해 KB스타투어 1차전 때 안선주(19.하이마트) 등 두 명이 갖고 있었다.

성남 낙생고 1년 후배 홍란(20.이수건설)에 3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에 나선 이지영은 7번홀까지 답답한 파 행진을 벌였지만 홍란 역시 타수를 줄이지 못해 선두권을 지킬 수 있었다.

8번홀(파3)와 9번홀(파5) 연속 버디로 물꼬를 텄지만 동반 플레이를 펼친 낙생고 동기 김혜정(20.LIG-김영주골프)이 9번홀까지 4타를 줄이며 선두로 올라서 힘겨운 추격전을 벌여야 했다.

기회를 엿보던 이지영은 11번(파5), 13번홀(파3)에서 차례로 1타씩을 줄여 공동선두로 올라섰고 15번홀(파5)에서 버디를 뽑아내 마침내 순위표 맨 윗자리를 차지했다.

김혜정은 14번홀(파4)에서 그린을 놓친 데 이어 3퍼트로 2타를 까먹어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고 이지영의 경쟁자는 1타차로 쫓고 있는 홍란만 남았다.

승부가 사실상 갈린 것은 파3 16번홀.
티샷이 홀에서 7m나 짧게 떨어진 홍란이 먼저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면서 잠시 공동 선두로 올라왔지만 이지영은 3m 짜리 버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7번홀(파4)에서도 홍란과 이지영은 버디 찬스를 만들었지만 나란히 파에 그치면서 분위기는 이지영에게 쏠렸다.

이지영은 1타차 불안한 리드를 안고 나선 18번홀(파4)에서 가볍게 파를 지켜내 우승을 확정지었고 홍란은 버디 퍼트가 빗나가자 생애 첫 우승이 무산된 실망감 탓인지 파퍼트마저 실패했다.

1, 2라운드를 선두를 달렸던 홍란은 최종 라운드를 1언더파 71타에 그치며 5타를 줄인 안선주와 함께 합계 14언더파 202타로 공동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7언더파 65타의 맹타를 휘두른 박희영(19.이수건설)과 66타를 뿜어낸 최나연(19.SK텔레콤)이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공동 4위를 차지했고 김혜정은 송보배(20.슈페리어)와 함께 공동 6위(12언더파 204타)에 머물렀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