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미분양 아파트를 꼼꼼히 골라보자.'

하반기 들어 분양시장 침체속도가 빨라지면서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가 쌓여가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는 보통 200가구 안팎의 소형단지나 입지여건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곳이 많다.

하지만 최근엔 공급과잉과 분양시장 침체로 입지여건이 좋고 단지 규모가 커도 거의 대부분 미분양 물량이 발생하고 있다.

실수요자가 골라볼 만한 미분양 아파트로는 단지 주변의 개발 가능성이 높고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이 좋다.

입지 좋고 가격 싼 곳이 흔친 않지만 요즘에 워낙 미분양 물량이 많기 때문에 꼼꼼히 찾아보면 좋은 물건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올 들어 서울 및 수도권 미분양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이들 지역에 발품을 팔아볼 필요가 있다.

서울지역 '대형 업체 단지' 미분양 눈길

서울에선 우선 도심 지역에서 대형 건설업체들이 분양한 아파트 단지의 미분양 물량도 많이 눈에 띈다.

GS건설이 지난 7월 광진구 광장동에서 분양한 '광장 자이'는 총 122가구 가운데 47평형과 60평형 일부가 미분양 상태다.

47~92평형 중·대형으로만 구성된 게 특징이다.

피트니스센터,실내골프연습장,태양열을 이용한 야외족욕장이 들어서는 커뮤니티센터가 단지 내에 조성된다.

2호선 강변역과 5호선 광나루역이 인접해 있고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등을 타고 서울 강남과 도심권으로 접근하기가 수월하다.

㈜동일은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에서 공급했던 '동일 스위트리버'의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 중이다.

전체 445가구 규모로 24,33평형 70가구 정도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단지 앞으로 중랑천이 흐르고 뒤쪽에는 배봉산 근린공원이 있다.

지상 주차장을 모두 지하로 돌렸고 청량리 롯데백화점,까르푸,이마트 등의 편의시설도 가깝다.

현대건설이 성북구 정릉6구역에서 분양한 '정릉 현대아파트'도 입주자를 선착순 모집 중이다.

522가구 가운데 26평형 20여가구가 남아 있다.

북한산 자락에 자리잡은 데다 길음 뉴타운,정릉 5구역 등 재개발지역과 가까워 일대가 대규모 친환경 주거지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다.

오는 2011년 '우이~신설동' 경전철이 개통되며 단지 인근에 '서경대입구역'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역세권 프리미엄도 기대된다.

수도권에선 '고양동 동익미라벨'이 주목대상

수도권에서는 동익건설이 서울 은평뉴타운과 고양 삼송택지지구 개발,서울외곽순환도로 개통 등의 '트리플 호재' 지역인 고양시 고양도시개발지구에서 분양 중인 '동익 미라벨'이 주목 대상이다.

전체 705가구 가운데 80여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외곽순환도로 통일로IC가 차로 5분 거리에 있어 강남 여의도 등 서울 도심권 진입이 편리하다.

3호선 삼송역과 구파발역도 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장흥 유원지,송추 골프장 등도 가깝다.

금호산업은 남양주 오남읍에서 '오남리 금호어울림' 잔여분을 분양 중이다.

전체 711가구로 24~33평형 70여가구가 남아 있으며 평당 분양가는 650만~750만원 선이다.

인근 진접택지지구가 분양 예정이어서 향후 개발전망이 밝은 편이다.

올림픽대로,서울외곽순환도로 등의 이용이 수월해 강남권 출퇴근도 가능하다.

우방이 화성시 향남지구에서 분양한 '향남 우방유쉘'도 전체 가구의 40% 정도가 미분양 상태다.

청약통장 없이 집 살 수 있어 매력

미분양 아파트의 장점은 여러 가지다.

요즘처럼 분양가가 공급시기에 따라 무조건 오르는 상황에서는 나중에 공급될 단지보다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싸다.

또 일부 업체에선 계약금을 포함한 중도금에 대해 싼 금리의 대출알선을 해주기 때문에 자금부담을 덜 수 있다.

미분양 상태여서 굳이 청약통장을 쓰지 않아도 된다.

아울러 동·호수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는 것도 이점이다.

새로 분양되는 아파트는 단지 규모에 따라 입주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기간이 2∼3년 정도지만 미분양 아파트는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상대적으로 입주 시기도 빠르다.

하지만 미분양 아파트를 선택하기 전에 미분양 원인이 무엇인지 현장 답사를 통해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분양 원인이 공급물량이 한꺼번에 몰린 데서 비롯됐거나 경기침체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면 입주시점의 경기상황에 따라 큰 폭의 가격상승도 기대해볼 수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