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본협상이 미국 시애틀에서 5일 오전(한국시각 6일 새벽)부터 닷새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양국은 이날 원산지.통관 분야 협상을 벌였으며, 둘째날인 6일에는 상품, 농업, 금융, 서비스, 투자, 의약품 등 14개 분야 협상이 열려 이날부터 본격적인 밀고당기기식 협상이 시작된다.

3차 협상에는 우리측에서 김종훈 수석대표를 비롯한 26개 부처와 13개 국책기관에서 선발된 218명이, 미국측에선 웬디 커틀러 수석대표를 포함해 98명이 참여했다.

원산지.통관 분야 협상에서 우리측은 미국의 취약분야인 섬유 원산지 문제와 관련, 완성된 제품의 원사까지 생산한 나라를 원산지국으로 인정한다는 `얀 포워드' 방식과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설정 등 미국측 주장에 반대, 공세적 입장을 취했다.

우리측은 제3국에서 원사를 수입한 뒤 완전가공을 통해 섬유제품을 만들었다면 제품 생산국을 원산지국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와 관련, 진동수 재정경제부 제2차관도 지난 5일(한국시각) "얀 포워드 기준이나 세이프가드를 현행처럼 유지하겠다는 미국 입장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면서 "협상에서는 미국의 취약점인 섬유 분야에 대해 조정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국은 섬유 원산지 문제를 7일부터 열릴 섬유 분과 협상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또 우리측은 북한 미사일.위폐 문제 등으로 인해 협상 여건이 악화된 개성공단 물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에 대해 `역외가공' 방식의 상호인정을 요구, "부품과 재료의 60% 이상이 한국산인 개성공단 물품은 한국산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미국측이 개성공단은 북한 영토인 만큼 한미간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난색을 표시, 개성공단 문제는 FTA 협상과는 별도로 통상장관급 회담 등을 통해 실마리가 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울러 우리측은 미국에서 생산되는 일본 자동차에 대해 미국산으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 보호에 주력했다.

양국 수석대표는 첫날 협상 개시에 맞춰 이날 오후 각각 국내외 언론과의 인터뷰를 갖고 협상에 임하는 전략을 밝혔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소속 회원 60여명도 시애틀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동자와 농민을 희생시키는 일방적인 FTA 협상 추진에 반대한다"면서 반대시위에 돌입했다.

(시애틀연합뉴스) 이강원 경수현 기자 gija007@yna.co.kr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