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장에게는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지켜야 할 두가지가 있다.

'해외출장 밥먹듯 하기'와 '철저한 장사꾼으로 거듭나기'가 그것이다.

9월 1일로 3년간의 임기를 끝내는 신동규(55) 수출입은행장.역대 어느 행장보다 많은 일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그가 3년간 다닌 해외출장은 거리로 따져 지구를 15바퀴 돈 것과 맞먹는다.

"모두 69개 나라를 다녔습니다. 한달에 열흘 이상은 해외에서 지낸 셈이죠."

국내 기업들의 수출관련 금융지원이 주업무인 수출입은행의 특성상 잦은 해외출장은 행장의 숙명이다.

실제로 신 행장은 임기만료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까지도 "장사,장사,장사"를 외치고 있었다.

"끝날 때가 되니 주변에서 '가장 보람있었던 일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많이 하더군요. 당연히 '장사를 잘한 것'이라고 대답하고 있습니다."

신 행장 취임 이후 수출입은행의 지난 3년간 성적표는 양호한 편이다.

대출잔액의 경우 지난 2003년 말 8조원에서 2006년 말(전망) 14조원으로 75%가 늘어났다.

당기순이익도 2003년 말 441억원에서 2005년 말 2245억원으로 증가했다.

이같은 업무성과를 이룬 배경에 대해 신 행장은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을 첫손에 꼽았다.

"능력에 입각한 인사,성과중심 보수제도 등 직무가치 평가 제도의 도입이 침체되기 쉬운 국책은행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 같다"는 설명이다.

신 행장은 "수출 중소기업들이 고유가와 환율불안 등 대외 불안요인으로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지만,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며 수출 중소기업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중견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재에 대한 투자 및 육성이 중요합니다. 세계시장의 변화와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식견과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21세기형 인재를 집중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