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조건이면 요미우리 대신 메이저 선택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같은 조건이면 올 시즌 후 일본을 떠나 미국프로야구에 진출할 것이라고 일본의 스포츠전문지 '스포츠닛폰'이 29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이 신문은 요미우리 그룹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이승엽은 요미우리와 메이저리그의 조건이 같을 경우 미국행을 택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했다며 요미우리 구단도 이런 상황을 고려, 잔류 조건을 상향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 시즌 꼭 우승하라'는 구단주의 엄명을 받은 하라 다쓰노리 요미우리 감독은 '이승엽이 꼭 필요하다'며 무조건 잔류를 요청하고 있는 형국.
이승엽은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고 모든 것은 시즌 후에 밝히겠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으나 요미우리가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전격적으로 미국행을 선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

이 신문은 3년 전과 달리 미국 야구가 이승엽에 대해 호의적인 평가로 돌아섰기에 요미우리가 줄다리기 끝에 미국 측에 밀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올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홈런(5개) 타점(10개) 1위에 오른 뒤 요미우리에서도 센트럴리그 홈런(37개) 1위, 타율(0.320) 2위를 달리는 등 맹활약을 펼치고 있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열띤 영입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것.
지난 6일에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13일과 15일에는 각각 피츠버그와 시카고 컵스가 차례로 스카우트를 보내 이승엽을 지켜봤다.

이 중 애리조나 국제담당 스카우트는 "이승엽은 강하고 엄청나다"며 높은 평가를 내렸다.

이 신문은 미국 야구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승엽이 연봉 200만 달러 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산케이 스포츠'가 요미우리가 이승엽을 잡기 위해 3년간 10억엔(82억원)을 제시할 것이라고 보도한 이후 일본 언론의 이승엽에 대한 평가는 200만 달러 선에 멈춰 있다.

이는 지난 7월 미국의 스포츠전문 칼럼니스트 제프 파산이 야후 닷컴에 기고한 글에서 이승엽이 연봉 700만 달러 등 3년간 2천1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는 예상과는 상당한 격차다.

과연 이승엽의 적정 몸값은 어느 정도일지, 요미우리가 메이저리그에 비해 훨씬 좋은 조건으로 이승엽을 눌러 앉힐 수 있을지 벌써 점화한 이승엽 영입 경쟁이 야구팬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