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한나라당 소속 구의원 K씨가 사행성 게임인 '바다이야기' 게임장의 실소유자라는 첩보를 입수하고 진위 파악을 하기 위해 수사에 나섰다.

그동안 '바다이야기' 게임장의 배후에 정·관계 인사가 있다는 의혹은 많았지만 경찰이 단서를 잡고 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한나라당 소속의 서울 강동구 K의원이 강동구 천호동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바다이야기' S게임장을 '바지 사장'을 내세워 영업을 하면서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K의원이 천호동 일대에서 최대 규모의 게임장을 운영하면서 단 한 번도 단속을 받지 않은 점을 주목하고 관할 구청 등에 로비가 있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K의원이 S게임장의 실소유자라는 제보가 들어와 이달 초부터 실제 소유자를 가리기 위해 수사에 들어갔다"며 "그러나 관련자들이 경찰 내사 사실을 알고 잠적해 수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설명했다.

K의원이 실소유자인 것으로 알려진 S게임장에는 200여대의 '바다이야기' 게임기가 설치돼 있다.

게임기 한 대당 가격이 550만~770만원 선인 점을 감안하면 게임기 구입 가격만도 11억~15억원에 달한다.

경찰은 게임기 구입 자금의 출처를 추적하기 위해 잠적한 '바지 사장'의 소재 파악에 나섰다.

경찰은 또 이 업체의 '바다이야기' 게임기 200대를 압수하는 한편 상품권 환전소 영업을 담당했던 인물들의 소재 파악에 나섰다.

S게임장은 하루에 수억원씩의 매출을 올리며 환전영업까지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달 초 S게임장에서 불과 50m 떨어진 대로변에서 경품용 상품권을 바꿔주는 '환전소'가 버젓이 영업하고 있는 사실을 밝혀냈다.

호프집 등 인근 점포 주인들은 "S게임장이 단속 한 번 받지 않고 손님들로 성황을 이루면서 동네 돈을 다 긁어가 장사가 안된다"며 구청에 항의를 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 강동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초 들어선 S게임장은 이모씨가 사장으로 지내다 지난 7월 말 대표 명의가 바뀐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K 의원은 "게임장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며 "경찰에서 그런 내용으로 연락받은 바도 없다"고 게임장 소유를 강하게 부인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