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안드라 프라데시주(州)의 많은 시민들이 16일 조간신문을 받아보고는 한결같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신문에 콘돔 3개가 들어있는 작은 봉지가 붙어 있었기 때문.

주 정부는 안전한 섹스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50개 마을에 배달되는 조간신문 1면에 콘돔 봉지를 테이프로 부착해 함께 전달했다.

급속도로 불어나는 에이즈 인구를 억제하기 위해 온갖 대책을 내놨지만 뚜렷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궁리 끝에 이런 방법까지 동원했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설명.
주정부 산하 에이즈통제협회의 아쇼크 쿠마르 사무국장은 "술집이나 담배 가게에서 콘돔을 나눠주기도 했고 우유 배달부를 동원한 적도 있지만 반응이 시원찮았다"고 말했다.

안드라 프라데시 주에서는 지난해 100만명 정도가 새로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돼 전년 대비 무려 25-28%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인도의 28개주와 7개 연방직할지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지난해 말 현재 인도 에이즈 인구는 570만명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530만명)을 추월해 세계 1위에 올랐으며 앞으로는 갈수록 격차가 커질 전망이다.

인도 정부는 콘돔 사용을 권장함으로써 에이즈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국민스포츠인 크리켓을 포함해 그동안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실제로 안드라 프라데시주는 2004년 12월부터 에이즈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해 모든 술집에서 병당 콘돔 1개를 끼워주도록 의무화한 바 있다.

또 인도 방송들은 크리켓을 연상케 하는 TV광고에서 심판이 선수가 죽지 않았다는 의미의 `낫 아웃(Not out)'을 선언하면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어모은 뒤 "하지만 에이즈는 당신을 아웃시킬 수 있으니 콘돔으로 리스크를 줄여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뉴델리연합뉴스) 정규득 특파원 starg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