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와 한국경제신문이 공동으로 창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창업자 무료 경영컨설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컨설팅 대상은 자영업자와 초보창업자들입니다.

고민내용을 알려주시면 창업컨설턴트,변호사,회계사,상권분석가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경영컨설팅 봉사단 자문위원들이 매장을 실사한 뒤 문제점을 진단,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상담접수는 전화(02-514-4855) 또는 이메일( cdkang@hankyung.com / joinsworld@paran.com )로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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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저는 서울 안암동 고려대 정문 앞 먹자골목에서 호프집 '비어포유'를 운영하고 있는 권정옥이라고 합니다.

올해 나이가 60세인데요,67세인 남편과 둘이서 가게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인근에서 한식집을 15년 운영했고 2000년 이 가게를 개점했으니 이 대학상권에서만 20년 넘게 장사한 셈이지요.

그런데 이 정문 앞 상권은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걸어왔어요.

안암역 쪽으로 상권 중심축이 이동한 까닭이에요.

91년에 고려대병원이 서울 명륜동에서 안암동으로 이전해왔고 99년에는 지하철 6호선 안암역이 개통되면서 낡은 건물이 주축을 이룬 정문 앞 상권이 죽을 쑤기 시작했어요.

안암역 인근에는 주택을 헐고 신축상가 개발이 활기를 띠었죠.더욱이 정문 앞은 횡단보도가 없고 지하보도만 있어 학생들이 건너오길 꺼렸어요.

그래서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한 끝에 지난 3월 말 횡단보도가 생긴 뒤 도로변 음식점들은 매출이 최대 100%까지 늘어난 곳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 가게는 횡단보도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어 답답한 실정입니다.

가게 현황을 말씀드리면 매장면적은 45평으로 홀에 70명,방에 3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업종은 주점으로 소주 맥주와 치킨,마른 안주류 판매로 매출 대부분을 올리지요.

대학가라 매출은 계절별로 차이가 많습니다.

학기 중에는 하루 30만원 정도 올라 한 달이면 700만~800만원을 오르내리고요,요즘 같은 방학 때는 하루 10만원,한 달 300만원이 고작이에요.

겨울방학인 1,2월과 여름방학인 6,7,8월 등 연간 5개월은 하루 매출이 10만원 안팎이라고 보면 틀림없어요.

술과 안주류에 들어가는 비용이 매출 대비 20% 정도니까 지난달 같으면 60만원 정도 되겠네요.

학기 중에는 아르바이트생을 쓰니까 한 달에 200만원의 인건비가 나가지만 방학 때는 저희 내외만 일하니까 드는 게 없고요,가게가 우리 소유라 월세도 드는 게 없고 전기료 수도료 등 점포운영비가 30만원 정도 들어가요.

지난달엔 순익이 210만원 정도 나오니 우리 부부 인건비 정도 번 것이지요.

그런데 만약 이 가게를 임차해 장사한다면 큰 일 아니겠어요.

임대료 주고 나면 손가락 빠는 거지요.

우리 가게라 천만 다행이에요.

나름대로 매출 부진 요인도 분석해보긴 했답니다.

우선 가게 분위기가 젊은이들에게 잘 맞지 않는 게 사실이에요.

상호만 그럴 듯 하지 내부에는 별로 돈을 안 들였거든요.

인테리어도 낡고 촌스러운 데다 노인 둘이서 서빙하니 술 맛이 나겠어요.

안주류도 사실 별 특색이 없거든요.

사회 전반적인 불경기가 대학가까지 영향을 미친 탓도 있고요. 대학문화도 점점 술을 멀리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대학상권에서 주점들이 점차 쇠퇴하고 있는 것은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당장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다보니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큰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해마다 매출이 내리막길을 걷다보니 이젠 가만 있을 수가 없네요.

매출만 좋다면 업종을 바꿀 생각도 있습니다만,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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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분석 해보니‥ 상권 중심축 안암역 쪽으로…활력 잃어

고대 정문 앞 상권은 현재 안암동 오거리와 안암역 사거리 일대로 상권의 중심이 이동하면서 약 7~8년 전부터 활기를 잃고 있는 상태입니다.

지방에서 올라와 생활하는 하숙생들이 줄어들고 지하철 6호선이 생기면서 안암역 일대가 판매 및 유흥 상권으로 자리잡고 고대생 대부분을 흡수해 가면서 골목상권인 고대 정문 앞은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해당 매장은 고대 정문 앞의 메인 먹자골목에 위치해 있으면서 대로변은 아니지만 유동인구의 눈에 잘 띄는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상권 자체가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현재의 분위기에서는 한두 곳 매장이 변화를 시도한다고 해서 손님들의 발길을 되돌리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됩니다.

상권 내 모든 점주가 힘을 합쳐 돌파해 나가야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생각합니다.

만약 이 골목이 활성화된다면 이 가게는 입지상 우선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곳에 있습니다.

이 가게를 중심으로 500m 반경 안에는 대단위 주거단지가 없으며 안암로 남서쪽으로 저층 단독주택과 고시원,하숙집 등이 산재합니다.

업종은 고대 정문 앞 대로변과 먹자골목에 한식당과 주점이 가장 많이 분포하며 분식점,문구점,복사·인쇄점,편의점,오락실 등이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주변 점포시세가 월세 100만원 이하인 경우가 많으며 프랜차이즈 체인점인 김밥전문점과 편의점은 나름대로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서준 상가뉴스레이다 상권분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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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케팅은 이렇게 ‥ 대학 전통 살려 '토속주점'으로 바꿔야

대학교 정문에 위치한 입지를 살려 대학생 고객들을 지속적으로 찾아올 수 있게 하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고객이 찾아올 수 있는 새로운 메뉴 개발과 지나가는 유동인구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점포 외관을 갖추어야 현재 매출 수준을 획기적으로 깨뜨릴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동시에 개선해야 매출을 더 올릴 수 있다는 말입니다.

우선 가까운 내부 고객(고대생)에게는 동아리 쉼터처럼 저렴하면서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대학 동아리나 학과 모임에 매장 자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안입니다.

물론 낮 시간에 개방해야 겠지요.

어차피 지금 상태라면 홀이나 방이 꽉 차는 일이 드물테니까요.

이렇게 모임 장소로 대여하다 보면 미안해서라도 한두 가지 주문을 하게 마련이지요.

이런 일이 반복되면 저녁 술자리 모임이 있는 날 자연스럽게 비어포유를 찾게 되는 겁니다.

학교 정문 앞이라는 입지를 최대한 살려서 학생들의 모임이나 약속 장소로 자리매김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고대생이 아닌 외부 고객을 유치하는 방안은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외부 고객을 끌어들이는 문제는 비어포유 혼자만이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주변 상인들의 힘이 합쳐져야 하는 일입니다.

전통적인 고대 이미지에 맞게 막걸리 골목으로 만드는 것이지요.

막걸리와 잘 어울리는 안주들을 개발,특화해서 고대와 가까운 경희대,외국어대까지 입소문이 나게 해야 합니다.

이럴 경우 점포 외관과 내부는 지금의 시골 다방 같은 분위기에서 토속적인 민속주점 풍으로 바꿔줘야 합니다.

여기에 필요한 자금은 지자체나 신용보증재단을 이용,저리의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습니다.

이현승 한국실행창업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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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뉴도 바꾸세요 ‥ 닭강정·해물파전·빈대떡 주력 메뉴로

제가 직접 고려대 안에 들어가 보았더니 학교 안에 다양한 외식점들이 영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소형 체인점들이 많이 생겨 학생들이 귀찮게 밖에 나가 식사를 해결할 것 같지는 않았어요.

더구나 요즘 같은 찜통 더위에는 음식점을 오가며 땀 흘리는 것보다 좀 마음에 덜 들더라도 이동하지 않고 시원한 교내 공간에서 식사하는 것을 더 선호할 것입니다.

고려대 정문 앞 상권은 예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무언가 볼거리나 즐길거리가 전혀 없다보니 학생들이 굳이 정문 앞으로 나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지요.

이런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학교 안에서 맛볼 수 없는 특색 있는 음식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학교 안과 메뉴나 맛이 다르지 않다면 바깥에 나올 이유가 없는 것이니까요.

비어포유 주점의 경우 매장 앞 공간을 활용해 닭강정과 매운 닭강정,즉석 해물파전,녹두 빈대떡,감자전 등을 메뉴에 추가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그리고 이런 메뉴들을 학교 안이나 하숙집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테이크아웃 상품화하는 방안입니다.

1회용 용기를 준비해 맛깔스런 안주류를 학생들이 어디든지 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거지요.

이 같은 메뉴들은 학교 안의 체인점들이 쉽게 흉내낼 수 없는 우리나라 전통의 토속 음식이어서 차별화 전략으로도 그만입니다.

냉막걸리와 생맥주를 함께 팔면 금상첨화이겠지요.

세련된 인테리어로 손님을 끄는 것도 좋겠지만 고대 앞 상권의 경우 토속적인 메뉴로 승부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옛날의 '막걸리 이미지'를 되살리는 것이지요.

만약 주변 상인들과 잘 협의가 된다면 골목 자체를 학사주점 거리로 만들어 고대 학생들은 물론 인근 친구들까지 이 일대로 모을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는 게 가장 바람직할 것 같네요.

장형심 외식창업요리연구원 명가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