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선진국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아시아 증시의 상대적인 강세 현상이 주목 받고 있다.

경기하강과 인플레이션 우려를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는 미국 증시와는 달리 아시아증시가 차별적인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경우 국내 증시도 답답한 흐름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14일 제기됐다.

◆ 日증시 급등 소식에 장중 1,300선 회복 = 이날 장 초반 미국 증시 하락과 외국인 매도 여파로 1,290선 밑으로 떨어졌던 코스피지수는 일본 증시의 급반등 소식에 오름세로 돌아서 장중 1,300선을 회복했다가 오후 들어 상승폭이 줄어 전일대비 3.01포인트(0.23%) 상승한 1,295.11에 마감했다.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엔화 약세와 기업신뢰지수 호조에 힘입어 급반등세를 보여 1시24분에 225.80포인트(1.45%) 오른 15,790.82을 기록한 뒤 지수를 산정하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서버가 멈추면서 아직 마감 지수가 발표되지 않고 있다.

대만의 가권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40.80포인트(0.62%) 상승한 6,611.90으로 마감했으며 홍콩의 항생지수도 40.06포인트(0.23%) 오른 17,290.01에 장을 마쳤다.

이건웅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오늘 하락 개장한 일본 증시가 오전 9시30분 이후 급반등하면서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도 호전됐다"며 "일본 증시는 엔화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수출주를 중심으로 오름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亞증시 상대적 강세 흐름 지속 = 아시아증시는 지난 주부터 미국과 유럽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 주 미국의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36%, 1.31% 떨어졌으며 영국의 FTSE100지수도 1.18% 하락했다.

반면 아시아 증시는 대체로 강세를 보여, 닛케이평균주가가 0.42% 올랐고, 가권지수와 항생지수, 중국 상하이B지수도 각각 1.99%, 2.14%, 1.30% 올랐다.

강문경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 증시는 금리동결 영향으로 오름세를 보였고, 대만 증시도 하반기 정보기술(IT) 기업의 실적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기술주를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강 애널리스트는 "반면 미국 증시는 경기둔화와 인플레이션 등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며 "이 때문에도 상대적으로 아시아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그는 "앞으로도 미국 및 유럽 증시와 아시아 증시의 차별적인 장세 흐름이 이어진다"며 "한국 증시에 대한 우려도 상당부분 해소되면서 1,300선 안착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지역적 차별화보다는 경기 흐름에 주목해야" = 그러나 글로벌 증시의 지역적인 차별화 현상보다는 경기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시아증시가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타고 있지만 이는 5월 이후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며 "급락 이후 글로벌증시가 낙폭의 60%를 만회했다면 아시아증시는 70% 정도 회복한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국내 증시는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낙폭의 50% 수준 밖에 회복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 주에도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동안 0.95% 떨어져 차별적인 양상을 보였다.

우리투자증권 강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증시의 차별화는 경기 측면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며 "일본과 유럽은 경기회복 국면에 있는 반면 미국과 한국은 하강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에 국내 증시가 일본 등 아시아 증시와 동행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국내 증시는 주요국 증시에 비해 급락 이후 반등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에서 1,330선까지는 기술적인 반등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