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24.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오는 12월 카타르 도하아시안게임 한국 야구국가대표팀 1차엔트리 명단 31명에 포함된 것을 반기면서도 조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추신수는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 1차 엔트리 60명에는 최희섭(27)과 함께 선발됐지만 최종 엔트리 30명 명단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기 때문이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추신수의 에이전트 이충무씨는 14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추신수는 병역 혜택도 그렇지만 청소년 대표 시절처럼 국가를 위해 태극마크를 다시 달고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이 씨는 그러나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차 엔트리에 포함됐다가 마지막에 탈락했을 때 낙심이 컸다"면서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기까지 지나친 기대는 하지 않기로 했고 혹시 섣부른 욕심이 지금 성적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또 "국가대표로 선발됐을 경우에 대비해 최근 클리블랜드 구단에 문의한 결과 `(한국에) 안 보내줄 이유가 없다'는 대답을 들어 아시안게임 출전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픔을 겪은 추신수는 현재 성적을 놓고 보면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추신수는 지난 달 27일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클리블랜드로 이적한 뒤 `물 만난 고기'처럼 폭발적인 방망이 솜씨를 뽐내고 있다.

클리블랜드에서 14일까지 14경기에 나와 타율 0.375(48타수 18안타), 홈런 2개로 펄펄 날고 있고 타점을 15개나 올려 찬스에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WBC 대표 명단이 확정된 지난해 말 시애틀에서 `안타 제조기' 스즈키 이치로에 가려 마이너리그에서 '유망주'였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은 뒤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고 김재박 대표팀 감독도 선임될 당시인 지난 7월 말보다 추신수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김 감독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추신수의 몸이 참 좋고 공격과 수비, 주루 능력을 두루 갖췄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추신수가 아시안게임 대표에 최종 선발되면 부산고 3학년 때인 2000년 8월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제19회 세계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우승을 이끌며 대회 최우수선수(MVP)와 최우수투수로 뽑힌 뒤 6년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게 된다.

5년 넘는 마이너리그 시절을 거쳐 메이저리그에서 빛을 보고 있는 추신수가 앞으로 아시안게임 대표에 최종 발탁돼 그라운드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