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내리쬐는 한여름의 뙤약볕. 하지만 대만원정에 나설 '최후의 20인'에 뽑히기 위한 태극전사들에게는 8월의 이글거리는 태양도 장애물이 될 수는 없었다.

'1기 베어벡호(號)' 29명의 태극전사들은 6일 오후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 청룡구장에서 오는 16일 2007아시안컵 예선 대만 원정전에 대비한 본격적인 팀 훈련을 시작했다.

소집 첫날이라 가벼운 몸풀기로 끝날 줄 알았던 이날 훈련은 몸풀기와 볼뺏기로 시작한 뒤 7명씩 4개조로 나눠 조별로 총 8차례의 치열한 '7대7 미니게임'을 펼치는 강행군으로 이어졌다.

압신 고트비 코치의 지도로 볼을 활용한 스트레칭에 나선 대표팀은 3팀으로 나눠 집단 볼뺏기로 컨디션을 조절한 뒤 다시 4팀으로 나눠 본격적인 미니게임을 시작했다.

고트비 코치는 볼을 이용한 드리블 연습을 시키면서 "헤드 업(고개를 들어)!"을 외치는 등 기본기를 강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신ㆍ구 선수들을 적절히 섞어 팀을 구성한 베어벡 감독은 4팀을 서로 돌려가면서 5분씩 미니게임을 실시해 선수들의 컨디션과 개인 기량을 충분히 지켜봤다.

베어벡 감독은 오는 10일 오후 대만전에 나설 20명의 최종 엔트리를 확정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으로 미니게임을 선택했다.

주어진 훈련시간이 짧은 만큼 강도높은 훈련으로 선수들의 기량을 확실히 체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
'막내' 신영록(19.수원)부터 '최고참' 이을용(31.FC서울)까지 무려 12살의 나이 차가 나는 대표팀이지만 베어벡 감독 앞에서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선보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이날 미니게임에서 안정환(뒤스부르크), 김정우(나고야), 오범석(포항), 박주영(서울), 조용형(제주), 신영록(수원) 등이 골맛을 봤다.

또 본프레레호에서 처음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던 '젊은 수비수' 조용형은 미니게임을 펼치면서 두 차례나 골문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볼을 걷어내 훈련을 지켜보던 취재진과 코칭스태프의 탄성을 자아냈다.

전날 FC 도쿄와 평가전에 풀타임을 소화해 이날 훈련에서 러닝만으로 훈련을 마친 이을용은 "베어벡 감독이 훈련에 앞서 패스의 질과 볼 소유에 대해 강조했다"며 "어린 선수들이 많이 들어와 아직 어색하지만 경쟁체제인 만큼 기존 고참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첫날 훈련 분위기를 전했다.

1시간 30여 분의 진땀 나는 첫 훈련을 마친 베어벡 감독은 "선수들을 훈련 중에 선택과 결정을 내려야 한다.

대만전에 나설 선수들은 창의적이고 좋은 판단을 내릴 줄 아는 선수가 될 것"이라며 최종 엔트리 20명에 들기 위한 기본조건을 밝혔다.

그는 이어 '어떤 선수가 가장 기준에 적합한가'라는 질문에 "백지훈은 양발을 모두 사용하고 자신의 경험을 살려서 좋은 판단을 내리는 선수"라며 "아직 대표팀에서 큰 역할을 하기에는 미흡하지만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한편 베어벡 감독은 훈련기간에 29명 선수 모두를 대상으로 개인면담을 실시할 예정이며 오는 9일까지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5시 30분에 하루 두 차례씩 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

(파주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