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苦言 외면한 尹 국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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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웅 국방장관이 3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기자회견은 전날 역대 국방장관 및 원로 예비역 장성들과 가졌던 오찬 모임에서 일부 전직 장관들이 표명했던 전시작전통제권(작통권) 환수 우려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한 것으로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전날 오찬은 윤 장관이 13명의 역대 국방장관 등 군 원로들을 초청,작통권 환수 등 최근 국방 현안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오찬에서 일부 전직 장관들은 미군과 공동으로 행사하던 작통권을 환수해 우리 군이 단독으로 행사하는 문제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우리 군의 자주국방 능력이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미군으로부터 작통권을 가져오는 것은 한·미 동맹은 물론 한반도 안정에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군 원로들의 걱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윤 장관은 이날 작심한 듯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부장 등 간부들을 대거 대동하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군 원로들의 걱정은 기우라며 이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윤 장관은 "오래 전 군 생활을 하셨거나 장관을 역임한 분들이 그동안 우리 군의 발전상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작통권 환수에 대해 반대가 심한 것 같다"며 "군 원로들이 우려하는 것과 달리 작통권을 환수하더라도 한·미 동맹관계도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일부 군 원로들이 우리 군의 현실을 제대로 모른 채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는 게 윤 장관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최근 한·미관계를 걱정하는 것은 군 원로뿐만 아니다.
군 안팎에서도 우리 군이 당초 계획한대로 감시정찰,지휘통제,정밀타격 능력 등을 완벽하게 갖추고 자주국방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시기를 미리 정해놓고 작통권 환수를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군 원로들이 전날 오찬모임에서 나타낸 우려도 국민들의 마음을 대신 전달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런만큼 윤 장관은 군 원로들의 충심을 현실을 모르는 일부의 '억지주장'이라고 매도할 게 아니라 귀담아 듣고 필요하다면 국방정책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원래 충언은 귀에 거슬리는 법이다.
김수찬 사회부 기자 ksch@hankyung.com
기자회견은 전날 역대 국방장관 및 원로 예비역 장성들과 가졌던 오찬 모임에서 일부 전직 장관들이 표명했던 전시작전통제권(작통권) 환수 우려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한 것으로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전날 오찬은 윤 장관이 13명의 역대 국방장관 등 군 원로들을 초청,작통권 환수 등 최근 국방 현안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오찬에서 일부 전직 장관들은 미군과 공동으로 행사하던 작통권을 환수해 우리 군이 단독으로 행사하는 문제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우리 군의 자주국방 능력이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미군으로부터 작통권을 가져오는 것은 한·미 동맹은 물론 한반도 안정에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군 원로들의 걱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윤 장관은 이날 작심한 듯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부장 등 간부들을 대거 대동하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군 원로들의 걱정은 기우라며 이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윤 장관은 "오래 전 군 생활을 하셨거나 장관을 역임한 분들이 그동안 우리 군의 발전상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작통권 환수에 대해 반대가 심한 것 같다"며 "군 원로들이 우려하는 것과 달리 작통권을 환수하더라도 한·미 동맹관계도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일부 군 원로들이 우리 군의 현실을 제대로 모른 채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는 게 윤 장관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최근 한·미관계를 걱정하는 것은 군 원로뿐만 아니다.
군 안팎에서도 우리 군이 당초 계획한대로 감시정찰,지휘통제,정밀타격 능력 등을 완벽하게 갖추고 자주국방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시기를 미리 정해놓고 작통권 환수를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군 원로들이 전날 오찬모임에서 나타낸 우려도 국민들의 마음을 대신 전달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런만큼 윤 장관은 군 원로들의 충심을 현실을 모르는 일부의 '억지주장'이라고 매도할 게 아니라 귀담아 듣고 필요하다면 국방정책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원래 충언은 귀에 거슬리는 법이다.
김수찬 사회부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