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의 후계자 레이 오지가 "PC 시대가 끝나고 있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오지는 지난달 은퇴 선언을 한 게이츠 회장으로부터 MS의 미래 전략을 담당하는 최고 소프트웨어 설계책임자(CSO) 자리를 물려받은 인물.

오지는 최근 레드먼드의 MS 본사에서 열린 월가 금융 전문가들과의 연례 모임에서 "PC가 정보기술(IT) 세상에서 핵심 성장 엔진 역할을 하던 시대는 이제 역사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지는 이어 "과거 MS는 (제품 개발을 할 때) 항상 PC를 중심에 두고 생각했지만 이제 우리는 인터넷을 중심에 두고 생각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사람들이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 PC보다 휴대폰 같은 휴대용 기기를 더 많이 사용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컴퓨터 운영체제 윈도를 통해 PC 시대를 선도한 MS 내에서 'PC 시대의 종언'을 언급하는 것은 그동안 철저히 금기시돼왔다.

게이츠 회장도 IT 산업에서 PC의 중심 역할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게이츠 회장은 현재 회사 업무에서 서서히 손을 떼고 있으며 이번 연례모임에는 휴가를 이유로 빠졌다.

IT 분석가 로저 케이는 오지의 발언과 관련,PC 판매가 단기간에 급격히 꺾이지는 않겠지만 과거처럼 IT 산업에서 주도적인 성장세를 보이지는 못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모임에서 "MS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며 "PC를 위한 소프트웨어 회사라는 종래의 인식을 넘어 오락과 온라인 사업에서 승부를 걸 것"이라고 밝혔다.

MS는 이에 따라 최근 TV에 연결할 수 있고 소형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가 있으면 컴퓨터 역할을 할 수 있는 휴대폰을 선보인 데 이어 올 가을 애플의 아이팟에 맞서 무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음악 재생기 '준'(Zune)을 출시할 예정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