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주주 경방과 2대주주 태광산업 간 지분 확보 경쟁이 치열한 우리홈쇼핑에 롯데그룹이 변수로 등장,경영권 향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30일 "우리홈쇼핑 대주주인 경방측 지분 인수를 협상 중이지만 아직 인수가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롯데는 2년 전 우리홈쇼핑 인수를 추진했으나 가격 문제 등으로 인해 결렬된 적이 있다.

이 관계자는 이어 "D증권사를 주간사로 올초부터 기업 인수·합병(M&A)을 추진해 왔으며,최근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경방측과 지분 인수에 관해 원칙적인 합의를 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방측은 2009년 완공 예정인 '영등포 복합단지' 개발로 6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해야 하는 데다 최근 태광산업측과의 경영권 분쟁에 따른 지분 추가 매입 등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일단 롯데그룹의 경방측 지분 인수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쇼핑 상장으로 3조원이 넘는 '실탄(자금)'을 확보한 데다 올 상반기 까르푸 등 대형 매물의 M&A 경쟁에서 고배를 마신 이후 온라인 유통사업 진출에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롯데가 우리홈쇼핑을 최종 인수하기까지는 장애물이 적지 않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우선 경방과 태광측의 치열한 경영권 확보 공방으로 우리홈쇼핑 장외 주식 가격이 주당 11만원으로 치솟아 막대한 M&A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경방측이 주장하고 있는 보유 지분 54%에 포함된 15~18%의 우호지분 향방도 변수다.

이들 우호세력이 순순히 롯데에 지분을 넘길 것인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우호세력 내 분열 조짐이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롯데와 태광측을 저울질하는 소액주주들이 많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시장은 유선방송사업자(SO)가 매출을 좌우하는 특성을 지닌다"며 "설령 롯데그룹이 우리홈쇼핑 최대주주가 된다고 해도 국내 최대 SO 보유 업체인 태광산업이 2대주주로 버티고 있는 한 홈쇼핑업계 4위를 벗어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홈쇼핑은 지난해 2500억원의 매출액에 6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