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인 L씨는 요즘 본업인 리서치 업무는 뒷전이다.

경영진으로부터 리서치 조직을 확장하라는 명을 받고 경력 애널리스트를 스카우트하는데 전력을 투구하고 있다. 낮 업무시간에는 스카우트 대상을 물색하느라 여기저기 전화를 돌리고,저녁에는 후보자를 술자리로 불러 설득에 나선다. L씨는 "리서치헤드가 아니라 마치 헤드헌터가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소형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리서치 조직 확대에 나서면서 애널리스트 스카우트전이 치열하다. 대형사들로선 소속 애널리스트 이탈을 막느라 초비상이다. 이미 신참 애널리스트 상당수가 빠져나간 G사 리서치센터장은 "애널리스트가 원래 이동이 잦은 직업이지만 솔직히 요즘은 너무 심하다"고 호소했다.

리서치센터장 모시기 경쟁도 치열하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으로 스카우트된 조용준 전 대우증권 자동차팀장,키움증권으로 옮긴 박연채 전 한누리투자증권 센터장,NH투자증권 리서치헤드를 맡은 이종승 전 우리증권 투자전략팀장 등이 대표적이다.

증권사 간 애널리스트 스카우트 전쟁이 벌어지면서 몸값도 뛰고 있다. D사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몸 담은 곳보다 연봉을 최소한 1.5배는 제시해야 하는 분위기"라며 "하지만 워낙 수요는 많고 공급은 달리는 상황이어서 우수 애널리스트를 확보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