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학생회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가 학생회 간부 폭행사건을 둘러싸고 공방을 계속하는 가운데 서울대 교수들이 "대학 캠퍼스가 이익단체와 이념집단의 시위 및 집회 등 폭력에 유린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대학교 교수협의회는 25일 오후 대학 본관 2층 기자실에서 회견을 갖고 "학생들이 불법 침입한 집단에게 폭행당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태의 심각성을 말해주는 것"이라며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자신들과는 무관한 대학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시위와 농성의 장소로 삼았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또 성명서를 통해 "그동안 학문과 면학의 전당인 대학캠퍼스가 민주화 투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지만 자신의 이익과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이익집단의 시위와 농성의 장으로 대학캠퍼스가 이용되는 일은 더이상 용인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장호완 서울대교수협의회 회장(63·지구환경과학부)은 이 자리에서 "원천적으로 (교내에서 벌어지는 불법) 외부시위를 막도록 하겠다"며 "교수들의 이런 의견을 이미 이장무 신임 총장에게 전달하고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박효종 협의회 부회장도 "보건노조는 대학의 지성을 유린한 책임을 지고 반성과 공개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보건노조원 1500여명은 20,21일 양일간 서울대 안에서 철야농성을 벌이던 도중 21일 새벽 스피커 소음에 항의하며 집회를 저지하는 총학생회 간부 2명을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이 모 미디어국장(23·컴퓨터공학 4년)은 아직도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문혜정 기자·김익환 인턴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