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신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카드 회사들이 최근 들어 내놓는 상품의 상당수는 주유할 때 결제하면 할인해 주거나 포인트를 쌓아 주는 주유 카드와 신용카드 포인트 적립 혜택을 강화한 포인트 특화 카드들이다.

주유 카드는 고유가 시대에 기름값 절감에 대한 금융 소비자들의 욕구가 크다는 점,포인트 카드는 포인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고객들이 자사 카드에 대한 로열티가 높다는 점 등을 감안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에 회사측이 제공하는 비용 때문에 수익성이 악화되지 않도록 일정 요건을 마련,그 요건에 들어맞아야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테면 전달 카드 사용액이 얼마 이상 돼야 한다든가,특정 날짜에 결제해야 혜택을 주는 식이다.

◆고유가 시대 극복은 주유 카드로


지난달 초 외환은행이 ℓ당 최대 100원이 할인되는 '더 원' 카드를 내놓은 이후 카드 업계에는 한 주에 두 장꼴로 주유카드 신상품이 나왔다.

최근 선보이고 있는 주유 카드의 특징은 할인폭이 종전보다 크게 늘어났다는 것.외환 더 원 카드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주유 카드의 할인 및 적립 혜택은 ℓ당 50~80원 수준이었지만 지난달부터 100원 이상으로 늘어났다.

최근 나온 신상품들 가운데 할인 금액이 가장 많은 상품은 기업은행이 내놓은 '제로팡팡 카드',포인트 적립 규모가 가장 큰 상품은 농협의 '매직탑 카드'이다.

제로팡팡 카드는 ℓ당 130원을 깎아 주고 매직탑 카드는 최대 150원을 포인트로 쌓아 준다.

하지만 이 혜택이 항상,어느 곳에서나 제공되지는 않는다.

제로팡팡 카드의 경우 현대오일뱅크에서 매달 10,20,30일에만,매직탑 카드는 GS칼텍스 정유에서 매달 1,11,21일에만 혜택을 준다.

더구나 매직탑 카드의 ℓ당 150원 적립 서비스는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제공되는 것이다.

제로팡팡 카드의 경우 해당 날짜 이외에는 할인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으며 매직탑 카드는 1,11,21일 이외에는 주중 ℓ당 80원,주말에는 100원을 포인트로 쌓아 준다.

카드사들은 또 주유 카드를 새로 발급받는 회원들을 자사의 '메인'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 한 달에 얼마 이상 긁어야 주유 혜택을 주는 식으로 제한을 두고 있다.

예컨대 국민은행이 내놓은 'GS칼텍스 스마트 카드'와 'SK엔크린보너스 카드'는 직전 3개월의 월평균 이용액이 30만원을 넘어야 ℓ당 80~100원 할인받을 수 있다.

기업은행 제로팡팡 카드는 이와 같은 필수 이용액이 정해져 있지 않다.

전달 카드 이용액 규모에 상관 없이 매달 10,20,30일에만 주유하면 ℓ당 130원을 절약할 수 있는 셈.하지만 이 카드의 경우 다른 날 주유하면 전혀 할인받을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다음주 신한카드가 내놓을 예정인 SK 제휴카드의 경우 월평균 10만원 이상만 이용하면 요일에 상관 없이 ℓ당 100원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주유 카드는 제휴처가 한정돼 있어 특정 주유소에서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현대카드가 주유 관련 서비스를 강화해 새롭게 내놓은 '현대카드S'는 SK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스오일 등 4대 주유소에서 모두 ℓ당 100원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금처럼 사용되는 포인트도 활용해야

최근 들어 신용카드사들이 주유 부문과 함께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마케팅 분야가 포인트 마케팅이다.

결제액의 일정 비율을 적립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 포인트의 경우 사용액이 많은 고객일수록 충성도가 높다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신용카드 회사들은 포인트 적립 규모를 크게 늘린 특화 카드를 잇따라 출시하며 고객들의 시선을 끌어모으고 있다.

삼성카드가 최근 내놓은 '삼성 애니패스 포인트카드'와 '삼성 지엔미 포인트카드'는 각각 남성과 여성이 많이 이용하는 가맹점에서 평소(결제 금액의 0.2%)보다 2배 많은 포인트를 준다.

남성의 경우 음식점 주점 노래방 등이,여성은 TV홈쇼핑 인터넷쇼핑몰 등이 대상이다.

여기에 '포인트 슬라이딩 제도'에 따라 연간 카드 사용액이 300만원을 넘는 시점부터 곧바로 적립률이 2배로 뛴다.

결국 회원 성별과 이용 금액에 따라 최대 적립률이 0.8%까지 늘어나는 셈이다.

LG카드가 지난달 출시한 'LG 이지카드' 회원은 회원 가입과 동시에 10만원을 받는다.

돈을 직접 받는 게 아니라 10만 포인트를 미리 쌓아 주는 것이다.

자동차 구입시 일정액을 먼저 할인해 주고 포인트로 갚아 나가게 하는 선(先)할인 카드와 비슷한 개념의 상품이다.

롯데카드가 지난 10일 내놓은 '메가포인트 카드'는 사용하는 햇수가 늘어날수록 포인트 적립폭도 커지는 상품이다.

사용 1년차에는 결제 금액의 0.2%,2년차에 0.4%,3년차에 0.6%가 적립되며 4년차 이후부터는 1%가 적립된다.

다만 사용 첫 해 0.2%의 적립률을 적용받은 이후 적립률을 늘려 나가려면 매년 300만원 이상을 반드시 긁어야 한다.

롯데카드를 '메인'으로 쓰는 '우량' 고객을 늘리기 위한 방편이다.

대신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롯데카드를 사용하면 쌓아 주는 통합 포인트도 함께 적립돼 4년차에는 포인트를 최대 6%까지 쌓을 수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