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월드컵 결승에서 벌어진 '박치기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지네딘 지단(34)과 마르코 마테라치(33) 등 당사자의 대질 조사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FIFA 대변인은 15일(한국시간) "마테라치가 14일 오후 5시 스위스 FIFA본부에 도착해 '박치기 사건'에 대해 1시간30여 분 정도 조사를 받았다"며 "자세한 조사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단과 마테라치에 대한 청문회는 오는 20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마테라치가 자신의 휴가를 이유로 일찍 조사를 받겠다고 요청했고, FIFA가 이를 받아들여 서둘러 조사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 예정된 청문회에선 지단과 마테라치가 만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조사가 끝난 뒤 마테라치의 에이전트인 클라우디오 비고렐리는 "FIFA는 지단의 행동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지단의 행동은 완전히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마테라치의 처벌은 어려운 선례를 남기게 되는 꼴"이라며 "지난 유로 2004에서도 프란체스코 토티가 경기 중에 상대 선수에게 침을 뱉었지만 결국 처벌은 토티만 받았다.

하지만 상대 선수에게는 아무 처벌도 내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비고렐리는 "만약 FIFA가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이 하는 말을 가지고 처벌을 하려고 한다면 앞으로 매우 바빠지게 될 것"이라며 "운동장에서 선수들끼리 말싸움을 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단은 예정대로 오는 20일 청문회에 출석하게 되며, FIFA는 청문회 이후 선수 및 팀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