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 "DDA 협상 장애여부 체크"..WTO 무역협상 돌파구 기대

세계무역기구(WTO)가 처음으로 지역 혹은 양자간 무역협정들을 전면 검토키로 합의했다고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이 11일 밝혀 5년여의 노력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도하개발어젠더(DDA) 협상에 막판 희망을 불러일으켰다.

라미 총장은 이날 e-메일 성명에서 "기존의 지역 (혹은 양자간) 무역협정들이 전세계 단일 자유무역틀을 구축하는데 장애가 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다행히도 이 작업이 (결렬 위기에 직면한) 타협을 절실하게 필요로하는 (DDA) 협상을 향한 좋은 전조"라고 말했다.

WTO 자료에 따르면 WTO 149개 회원국은 몽골만 제외하고 이런저런 식으로 지역 혹은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있으며 이것이 10조3천억달러에 달하는 한 해 전세계 교역의 절반 이상을 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예로 미국의 경우 지난 2001년 이후 호주, 칠레,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요르단, 모로코, 니카라과 및 싱가포르와 FTA를 체결했으며 현재 한국과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WTO 8인 자문위원회 멤버인 미국 컬럼비아대 경제학부의 재그디시 바그와티 교수는 WTO 협상이 지지부진함에 따라 회원국들이 대안으로 양자 협상에 더 치중할 위험이 있다면서 이것이 "국제 협상을 더욱 어렵게하는 효과를 낸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실제 스위스, 아이슬랜드, 노르웨이 및 리히텐슈타인 같은 나라들은 수출에 크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서 DDA 협상이 너무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양자 협상에 기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공공연히 강조해왔다.

DDA 협상은 `세부지침'(모델리티) 마련 시한이 지난 1일로 지난 상황에서 여전히 미-유럽연합(EU)간 및 선진-개도국간 이해가 첨예하게 맞물리면서 5년여의 협상 노력이 결렬될 지경에 처해있다.

세계은행은 DDA 협상이 타결되면 특히 개도권에 크게 혜택이 돌아가는 상황에서 전세계 경제에 한해 960억달러 이상의 경제부양 효과가 날 것이라고 앞서 추산했다.

(제네바 블룸버그=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