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7개국(G7)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급신장하는 신흥경제국들의 위상을 반영하는 쪽으로 개혁돼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G7(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에 러시아를 포함하는 G8도 세계경제의 주요 이슈를 조율하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중국 등 몇몇 경제강국의 참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선진국이 주도하는 경제클럽을 바꿔야 할 때가 됐다는 주장들이다.

○G7,IMF 변화해야 한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7일 보고서를 통해 "세계(경제)가 기존의 협의나 협력 과정으로는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G7과 (IMF를 포함한) 국제경제기구들이 이런 변화에 빨리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동안 누려온 영향력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G7과 경제정책협력의 변화'란 제목의 이 보고서는 "G7이 세계경제 현안들과 관련해 공식적인 것보다는 비공식적 협의에 갈수록 더 의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재무부 보고서는 중국, 한국, 터키 멕시코 등 신흥경제국들의 위상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G7이 '종이 호랑이'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늘어난 것과 때를 같이한다. IMF도 미국과 유럽에 크게 치우쳐 있는 쿼터(의결권)를 이들 신흥경제국에 더 배분하는 현실적인 조치를 취할 때라는 목소리도 높아져왔다.

G7 변화론은 G7에 러시아를 포함해서 부르는 G8에 대한 손질론으로도 이어진다. AP통신은 15일부터 러시아에서 개막되는 G8정상회담과 관련,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세계 14위인 러시아가 G8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4위인 중국이 옵서버로 참석하는 현실을 꼬집었다.

스페인(8위) 브라질(10위) 한국(11위) 인도(12위) 등도 러시아보다 GDP 규모가 더 크지만 이들에게 G8은 남의 얘기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에 대한 우려도 작용


G8을 재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G8에 러시아가 포함된 것을 냉전시대의 유물이라고 비판한다. 러시아 가입 결정이 정치적 고려에 따라 이뤄졌다는 것이다. 로버트 호매츠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날 부회장은 이와 관련, "중국 등 몇몇 경제 강국을 포함하는 쪽으로 G8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요하네스 린 등도 G8이 한국 중국 브라질 멕시코 등을 포함,19~20개 회원국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G8 확대론의 배경에는 러시아가 서방세계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내 정치적 자유를 제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공기업 비중이 전체 경제의 40%에 육박할 정도로 정부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러시아가 서방과의 협력보다는 독자노선으로 가면서 '신 냉전시대'를 조성할 위험이 있는 만큼,G8 확대를 통해 일종의 '물타기'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호(7월10일자)에서 G8에는 세계 경제를 조율하는 경제적 능력을 갖추고 민주주의도 잘 실시되는 나라가 참여해야 하는데 이런 기준으로 보면 푸틴은 초대받지 않았어야 했다고 직접화법을 동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