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 참! 올해 60세인 배우 다이앤 키튼이 로레알사의 화장품 모델이 되더니 이번엔 72세인 소피아 로렌이 누드 위주로 제작되는 피렐리사의 달력 모델이 됐다는 소식이다.

완전히 벗는 건 아니고 속이 비치는 드레스를 입는다지만 그렇다 해도 일흔둘에 몸매를 뽐내는 캘린더걸이라니.

한술 더 떠 "옆에서 본 사람이 그러는데 30대 중반보다 낫다더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평생 '세기의 섹시 스타'라는 꼬리표가 붙어다녔으니 관리에 최대한 신경을 썼을 걸 감안하더라도 놀랍지 않을 수 없다.

비결은 알 수 없다.

타고난 것도 있겠고 꾸준한 운동과 식이요법도 병행했을 것이다.

단순히 그런 물리적 노력 외에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의·과학과 쏟아지는 신약 덕을 봤을지도 모른다.

불과 한 세기 만에 인류의 평균수명이 두 배 이상 늘어난 데는 아스피린을 비롯한 합성의약품 개발이 무엇보다 큰 영향을 미친 까닭이다.

게다가 무병장수에 대한 꿈은 각종 불로약과 만병통치약을 만들어내고 있다.

근래에만 해도 태반이 좋다고 알려지면서 피부미용,갱년기 장애,퇴행성 관절염,우울증 등에 활용되고 성장호르몬 또한 노화방지에 효과 있다는 보고와 함께 널리 쓰인다.

성장호르몬의 경우 당뇨병 환자는 조심해야 하고,태반 역시 주의해야 하는 사례가 있다는데도 만병통치약처럼 여겨지는 셈이다.

불로불사에 대한 소망 때문일까. 암은 물론 심장질환,관절염,노인성 실명까지 치료할 수 있는 '슈퍼 약'이 개발됐다는 소식이다.

호주 시드니 뉴사우스 웨일스대 연구팀에서 만든 'Dz13'이라는 것으로 동물실험 결과 피부암을 크게 둔화시켰고 다른 질병에도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이 약이 실용화될지는 알기 어렵다.

부작용 여부가 검증돼야 할 테니까.

만병통치약은 스러지지 않는 기대인 모양이다.

오죽하면 무덤 속 주검 아래 고인 물을 만병통치약이라고 속여 파는 일이 가능했을까.

아프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겠지만 그래도 만병통치약에 무조건 속지는 말아야 하지 않을까.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