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들이 대규모 매도공세를 사실상 마무리짓고 매수세로 복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앞으로 외국인이 입질할 가능성이 큰 종목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외국인, 매도세 일단락 =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4월25일~6월29일까지 8조원을 순매도했으나 지난주 말 2천억원 이상 순매수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장중 매도와 매수를 오가면서 혼조양상을 보이고 있다.

6월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진 데다 외국인 매도의 계기가 됐던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도 종료됐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또 국내 증시뿐 아니라 아시아시장에서도 매도 강도를 낮추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달 28일까지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펀드에서 6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으나 절대 규모는 대폭 줄었으며, 미국 외에 선진시장에 투자하는 인터내셔널펀드는 6주만에 소폭이나마 순매수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일단 외국인이 본격 매수세로 전환하더라도 강도 높은 매수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중립 이상의 매매패턴을 보이면서 시장 상승의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건웅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과매도 인식이 높아지면서 순매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며 "6월 FOMC 회의 이후 미 증시가 반등을 보이고 원자재 가격도 상승 반전해 위험 자산으로부터의 자금이탈도 주춤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보유 지분율이 여전히 39.5%로 높은 편이어서 과거처럼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지는 못할 것"이나 "거칠 게 파는 국면이 일단락됨에 따라 앞으로 외국인은 소규모나마 매수우위나 중립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외국인, 주목할 업종은 = 외국인이 어떤 업종이나 종목을 주목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대우증권은 외국인은 최근까지 많이 팔았던 업종과 종목에 매수세를 집중할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경험상 외국인은 순매도 기간에 전기전자, 금융을 순매도했으나 매수세로 전환한 뒤 다시 이들 업종을 사들이곤 했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대우증권은 최근까지의 외국인 순매도 규모 상위 종목인 삼성전자, POSCO, 현대차, 국민은행, SK텔레콤, 신한지주, 현대건설, 대림산업, CJ, LS전선, KT&G등 총 35개 종목을 관심주로 제시했다.

또 그간 외국인의 매도세의 직격탄을 맞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정보기술(IT)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도 집중될 것이라는 진단도 적지 않다.

한국증권은 "대규모 매도로 인해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이 2004년 4월 고점인 61%에서 최근 51.3%까지 낮아졌다"며 "외국인은 앞으로 삼성전자를 매개로 다시 매수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외국인은 앞으로 올 하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긍정적인 실적 모멘텀이 기대되는 업종과 종목에 주목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이 과도하게 팔았다는 것은 시장보다 부정적인 변수가 많다고 봤기 때문"이라며 "외국인은 지금까지 판 종목을 다시 사들이기 보다는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내수관련주에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 필수 소비재.소재, 에너지, 철강, 기계 조선 등의 업종들의 실적모멘텀은 긍정적인 반면 유틸리티, 통신서비스, 백화점, 자동차 등은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