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7월1일 기네스북에 새로운 기록을 올렸다.

안데스산맥의 페루철도보다 200m 높은 해발 5072m를 가로지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칭짱철도를 개통한 것이다.

중국이 산소가 희박하고 4계절 얼음으로 쌓여있는 동토(凍土)의 땅에까지 철마(鐵馬)를 달리게 한 이유는 무엇일까.

칭하이성과 티베트(시짱자치구)를 잇는 첫 번째 열차가 이날 오전 달리기 직전 출발지인 칭하이성 거얼무에서 거행된 기념식에 참석한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그 답을 내놓았다.

"칭짱철도는 민족 단결을 증진시키는데 큰 의미가 있다"라는 말에서 독립 요구가 잦아들지 않는 티베트를 확실히 붙잡아 두려는 의지를 읽게 된다.

'칭짱철도가 티베트 독립세력을 향해 휘두르는 칼'(홍콩경제일보)이라는 시각도 마찬가지다.

티베트에 처음으로 기차가 달리면서 소요 발생시 인민해방국의 즉각 투입이 가능해졌다는 분석과 함께 외부지역과의 물류비가 크게 줄어 중국내 다른 지역과의 경제통합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칭짱철도를 보면서 홍콩과 중국이 맺은 긴밀한 무역관계협정(CEPA)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홍콩 반환 9주년을 맞은 이날부터 홍콩은 CEPA에 따라 추가로 카레 등 37개 품목을 중국에서 수출할 때 면세혜택을 받는다.

2004년 1월 발효된 CEPA는 홍콩 기업에 중국 진출 특혜를 제공하는 게 골자다.

경제통합을 통해 홍콩을 중국의 지붕 아래 철저히 묶어 두려는 목적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칭짱철도와 맥이 닿는다.

중국을 통치하는 공산당의 최대 두려움은 분열이다.

통일과 혼란이 반복돼온 역사 경험에 유래한다.

'分久必合,合久必分'(삼국지,천하 분열이 오래되면 반드시 다시 합쳐지고,합쳐지면 다시 나눠진다)이라는 말도 있다.

홍콩반환 기념일에 이어 칭짱철도 개통일까지 올해로 85주년을 맞은 공산당 생일에 맞춘 것도 통합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56개 민족으로 이뤄져 늘 분열의 불씨를 안고 있는 중국의 공산당이 얼마나 오랜기간 통치를 지속할 수 있을 지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