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이 가입 기간 18개월 이상인 고객에게 주는 휴대폰 보조금을 1만~10만원 올리기로 했다.

이에 맞서 SK텔레콤KTF도 보조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어 4월에 이어 다시 이동통신 3사 간 휴대폰 보조금 경쟁이 불붙게 됐다.

LG텔레콤은 현재 5만~25만원인 보조금을 7월23일부터 7만~35만원으로 인상한다는 내용의 단말기 보조금 이용약관 변경신고서를 최근 정보통신부에 제출했다.

LG텔레콤의 보조금 인상은 지난 4월 두 차례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 결정으로 LG텔레콤은 SK텔레콤이나 KTF보다 1만~11만원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게 됐다.

황현식 LG텔레콤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불법 보조금 경쟁을 근절시키기 위해 LG텔레콤이 먼저 합법 보조금을 올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LG텔레콤은 우량고객에 대한 보조금 인상에 역점을 뒀다.

월 이용금액이 9만원 이상인 우량고객의 경우 최대 10만원 올린 반면 이용금액이 4만원 미만인 고객에 대해서는 1만~2만원만 인상,우량 고객과의 보조금 격차를 더욱 벌렸다.

이번 보조금 인상 결정은 이통사들이 불법 보조금을 지급하며 치열하게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따라서 휴대폰을 바꾸려는 SK텔레콤의 장기우량고객을 뺏기 위해 LG텔레콤이 선제공격을 감행한 셈이 됐다.

김선중 SK텔레콤 판매기획팀장은 "보조금 인상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면서 "불법 또는 합법 보조금을 앞다퉈 인상하면 이통사 수익구조가 악화되므로 시장에서 불법 보조금이 사라지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KTF도 보조금 인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김영호 KTF 판매기획팀장은 "일각에서 보조금을 올리지 말자는 의견을 펴는 사람도 있지만 SK텔레콤의 대응을 지켜보고 나서 보조금 인상 금액과 시기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휴대폰 보조금 지급은 정통부의 규제 완화에 따라 지난 3월27일 합법화됐다.

이에 따라 LG텔레콤은 4월14일과 25일,KTF는 4월13일과 25일 두 차례씩 보조금을 인상했다.

SK텔레콤은 4월21일 한 차례만 조정(일부는 하향 조정)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