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백만장자(millionaire)라고 하면 자가용 비행기로 여행을 즐기고,온갖 골동품으로 응접실을 장식하고,화려한 정원에서 파티를 즐기고,대저택에서 유유자적하는 사람들로 그려지곤 한다.

'동방견문록'을 쓴 마르코 폴로가 걸핏하면 '백만'을 들먹였다 해서 백만장자는 '떠벌이''허풍쟁이'라는 비아냥대는 모습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의 실제 생활을 들여다 보면 결코 요란하지 않고 한결같이 검소하고 근면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은 '내일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하는 비전을 간직한 야심가들이며,누구나 다 알고 있는 상식을 바탕으로 성실하게 꿈을 이루려는 생각을 갖고서 기본기에 충실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다.

토머스 스탠리는 '백만장자 마인드'에서 백만장자들의 성공비결로 다섯 가지를 꼽았다.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고,자기관리가 철저하고,사교적이고,내조를 잘하는 배우자가 있고,다른 사람보다 더 열심히 일한다는 것이다.

청년실업가인 마크 피셔는 '백만장자의 키워드'로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과 성공에 대한 믿음,목표,집중력 등을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부(富)를 축적해 가는 과정에서 의외성을 바라지 않고 균형감각을 잃지 않는 게 바로 백만장자들이라고 말한다.

모두가 선망하는 백만장자들이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엊그제 메릴린치와 캡제미니가 발표한 세계부유층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백만장자 증가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았는데,주택 등을 제외한 순 금융자산이 100만달러 이상인 사람이 8만6000명이나 됐다.

서구의 여러 나라에 비하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지만,열정적으로 일하는 사업가들이 많아 이 땅의 부자들은 더욱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백만장자에서 '백'은 우리 고어에서는 '온'으로 '완전하다''모두'라는 뜻이었다.

차제에 부자의 겉모습이 아닌 그들의 온전한 생활자세를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성 싶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