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성장률은 작년(4.0%)보다 높은 4.8%로 전망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22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남대문로 상의회관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전망과 기업의 대응' 세미나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최근 우리경제는 고유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원화강세의 효과가 하반기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경제성장률이 상반기 5.7%에서 하반기에는 4.0%로 낮아지는 상고하저(上高下底)의 패턴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무는 "고유가와 원화강세라는 2대 악재가 올해 하반기 한국경제의 큰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인플레 우려에 대비한 미연준의 정책금리인상도 금년 하반기 이후 본격적으로 세계경제의 하강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000년말 미국의 정보기술(IT) 산업 버블도 급격한 국제 유가상승과 이에 대한 미국의 선제적인 금리인상으로 촉발됐다"며 "이를 감안한다면 현재 국제금융시장 동향도 극히 불안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하반기에는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하며 특히, 수출비중이 높은 전기전자, 운수장비, 기계, 섬유의복 산업 등의 채산성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는 원화가 고평가 되고 있지만 수출기업들이 환율하락분을 수출가격에 전가하는 정도가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 부원장은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3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으며, 재고증가율이 상승하는 등 경기상승 속도가 조정되는 조짐이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상반기에 비해 낮아질 것으로 보이나, 해외경제의 견실한 성장세 유지에 따른 수출호조를 감안하면 경기가 단기간에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박원암 홍익대 교수는 "하반기 경제성장은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 위험, 달러 약세, 미국경제 둔화의 와중에서 우리 경제의 내수 회복세가 어느 정도나 지속될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이 2-3%에 그치면 우리 수출과 내수도 크게 위축되어 연 5%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정균 국제금융센터 부소장은 "그동안 급속한 강세를 보였던 원화가 최근에는 일방적인 강세심리가 상당부분 완화되면서 소폭 절상되는데 그쳤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미.일의 금리정책과 달러화 시세, 국내 달러 수급상황 등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변동되면서 그 등락폭이 과거보다 다소 커질 기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현경숙 기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