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의 저층 재건축 '빅4'로 꼽히는 둔촌주공·가락시영·개포주공·고덕주공의 사업 추진이 난항을 겪고 있다.

재건축 때 층수나 용적률을 높일 수 있는 일반주거지역 종 상향(2종→3종) 실패와 조합원 반발 등이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정부의 재건축 규제와 버블 경고 이후 재건축 아파트값까지 약세로 돌아선 만큼 이들 '빅4 단지'의 재건축 추진이 상당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둔춘주공 종상향 보류에 실망

지난 14일 열린 서울시 공동위원회에서 종상향(2종→3종) 심의가 보류된 둔촌주공은 조합원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재건축 추진위는 이에 따라 사업계획을 일부 보완해 재건축 계획안을 다시 낼 방침이지만 이미 종 상향이 좌절된 가락시영 등과의 형평성이나 재건축값 불안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심의통과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둔춘주공 재건축추진위 관계자는 "둔촌주공 3·4단지는 층고가 10층이나 되는데 모두 5층인 가락시영과 같은 잣대로 판단하는 것은 맞지않다"고 강조했다.

○가락시영은 정비구역 지정에도 불만

지난달 정비구역 지정을 받은 가락시영은 1 대 1 재건축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종상향 실패 등에 따른 일부 조합원들의 반발이 거세 원만한 사업추진이 이뤄질 지 미지수다.

무리한 재건축을 일단 보류하자는 주장도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락동 A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종상향을 전제로 용적률 280%에 최고 42층 재건축을 계획했었다"며 "지금은 용적률이 최고 200%에 불과해 중대형 평형이 대폭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개포주공,부족한 용적률이 발목

개포주공의 경우 조합설립인가가 난 1단지는 물론 2·3·4단지와 시영 아파트 모두 재건축 추진이 올스톱된 상황이다.

강남구청이 제시한 용적률 177%로는 임대주택의무건립 등 각종 규제에 따른 부담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포주공 2단지 추진위 관계자는 "용적률 177%를 적용하면 2단지의 경우 8평형 주민들이 재건축 후 14평형에 살아야 하는데 어떻게 사업추진이 되겠느냐"며 "종상향 등으로 용적률이 올라가지 않으면 재건축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고덕주공은 1단지만 사업 가속도

오는 22일 층고 조례규칙이 시행 후 정비구역(세부계획) 지정 절차를 밟아야 할 고덕2·3·4단지와 시영 아파트는 층고제한이나 안전진단 등 규제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고덕주공 2단지 추진위 관계자는 "그나마 안전진단을 통과한 것이 다행"이라며 "5,6,7단지는 강화된 안전진단 때문에 더 난감해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1단지는 평균 15층으로 건축심의를 통과하고 지난달 19일 사업시행인가까지 신청하는 등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1단지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협조로 철거와 이주까지 벌써 끝냈다"며 "허용 용적률은 190%이지만 기존 용적률이 60%에 불과해 사업성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