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는 어떤 상품이 히트를 칠까.

유행할 색상과 디자인은….

해가 바뀌고 매 분기가 바뀔 때마다 제조업체와 유통업체의 관심은 온통 유행을 주도할 의ㆍ식ㆍ주 패턴에 집중된다.

유행을 좇아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해야 고객의 발길을 붙잡아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모처럼 큰맘 먹고 비싼 돈을 들여 구입한 옷이나 가구 및 가전 등이 유행에 뒤떨어질 경우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2006년 하반기를 달굴 리빙패턴은 어떠할까.

의ㆍ식ㆍ주 모든 분야에서 실속구매 영향으로 '가치소비' 패턴이 완전히 정착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껴 써야 한다는 맹목적인 절약과는 달리 생활 전반에서 일었던 거품을 제거하는 슬기로우면서도 신중한 소비패턴이 자리 잡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가격=품질, 가격=소비계층"이란 가격 중심의 등식이 완전히 무너지면서 품질을 바탕으로 한 실용성과 사회성 등이 구매의 전제조건이 되고 있다.

이는 '무조건 절약' 위주의 소비패턴과는 많이 다르다.

이른바 '가치소비' 문화가 확산되면서 '혁신'은 이제 생존의 필수 덕목이 됐다.

인터넷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키보드만 두드리면 어떤 물건이 어디서 가장 싸게 파는 지 간단하게 알 수 있다.

거래의 투명성이 증대되면서 기업들은 최고의 제품을 적절한 가격에 내놓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게 됐다.

이는 기본적인 경제적 인과법칙이며, 기업이 혁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크라이슬러는 경영 위기에 봉착했을 때 원가계산 방법의 혁신을 이룸으로써 '네온'이라는 신차를 발표하고 회생할 수 있었다.

현재의 생산방법과 원자재 가격, 마케팅 비용 등을 감안해 차 값을 산출하는 기존의 원가계산 방법에서 벗어나 고객이 요구하는 차 값을 우선 조사한 다음 그 가격에 신차를 공급할 수 있도록 원가에 반영되는 모든 것, 심지어는 생산방법까지 혁신했다.

주로 저가 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파괴적 혁신'의 한 사례다.

중소기업청 한 간부는 연초 개최된 KAIST(한국과학기술원) 정기세미나에서 "3백만 중소기업 중 혁신 형 기업이 단 1%뿐이라도 이 기업들이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혁신 중소기업을 집중 육성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서는 중소기업 부문의 경쟁력 및 생산성 향상을 선도할 수 있는 리딩 그룹을 집중 육성하고,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제조와 유통, 나노기술(NT) 등 각 분야에서 '부전이굴'(不戰而屈), 즉 싸우지 않고 적군을 굴복시키는 손자병법을 기업경영에 접목하며 독보적인 철옹성을 구축한 혁신기업들이 있다.

실외기 없는 냉난방기를 자체 개발해 유명세를 타고 있는 (주)하나로공조가 그런 '작지만 강한' 기업이다.

이 회사가 생산중인 실외기 없는 냉난방기는 순수 국내 기술을 이용해 개발한 토종제품으로 가격과 성능, 편리함 등 '3박자'를 만족시키며 판매량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물 10ℓ만 넣으면 6∼8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고 소비전력도 기존 제품의 70% 수준이다.

또 자동차용 안마시트 '체어맨'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는 대양라이프와 작은 평형의 실내용 공기청정기 'OMEGA-3'로 틈새를 공략하고 있는 (주)성창에어텍, 관절염에 탁월한 기능성신발을 출시한 일신ATM도 가치소비 패턴을 정확히 꿰뚫은 혁신적인 사고의 모델이다.

'규모'와 '가격' 경쟁에서 고객들의 서비스 만족도를 극대화시키는 '품질' 경쟁으로 시장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고객만족 수준을 넘어 고객감동을 실현해 나가는 차세대 '마켓리더'들이 바로 이들이다.

막강한 맨 파워와 도전적인 기업문화, 모방을 거부하는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착실하게 성장해 나가는 혁신경영의 주인공들을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