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업체들이 미국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미국에 현지법인을 세우는가 하면 온라인게임 수출 협상에서 잇따라 개가를 올리고 있다.

대표이사가 미국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직원들을 독려하기도 한다.

미국 가면 주요 온라인게임 업체 사장들을 모두 만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넥슨의 경우 데이비드 리 공동대표 주도로 미국 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넥슨 관계자는 "이미 현지에 서버를 열어 놓고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며 "법인 설립 준비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넥슨은 지난해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메이플스토리'가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자 법인 설립에 나섰다.

지난달엔 한빛소프트가 미국에 법인을 설립했다.

한빛소프트는 '헬게이트:런던' 개발사인 미국 플래그십스튜디오와 50%씩 지분을 투자해 미국에 법인을 세웠다.

한빛소프트는 이 투자로 '헬게이트:런던'의 전 세계 온라인 서비스 권한을 획득하는 한편 미국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일찌감치 미국에 법인을 설립한 회사들은 현지화에 주력하고 있다.

NHN은 지난해 7월 미국 법인을 설립한 뒤 김범수 대표가 자주 오가며 현지 법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웹젠은 최근 소니온라인엔터테인먼트(SOE) 부사장 출신인 신디 암스트롱을 미국 지사장으로 영입했다.

게임업계의 거물인 신디 암스트롱을 통해 현지법인의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게 웹젠의 구상이다.

수출도 부쩍 활발해졌다.

예당온라인은 최근 리듬액션게임 '오디션'을 미국에 수출했고 제이씨엔터테인먼트는 블리자드사를 통해 농구게임 '프리스타일'을 내보냈다.

온라인게임 업체들의 미국 진출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온라인게임 시장이 올해 세계 최대 규모였던 한국 시장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이 급속도로 상승하면서 온라인게임 서비스를 위한 최적의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문화관광부가 펴낸 '2005 게임백서'에 따르면 미국 온라인게임 시장은 지난해 12억달러(약 1조1800억원)로 한국(1조3000억원)보다 작았으나 올해는 20억달러(약 1조9000억원)로 한국(1조6000억원)을 추월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도 40%에 육박해 30%에 미치지 못하는 한국 시장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김범수 NHN 대표는 "2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의 브로드밴드 보급률이 40%를 밑돌았지만 지난해 말 50%를 돌파했다"며 "온라인게임 발전의 필수 요건인 브로드밴드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한국 온라인게임이 진출할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