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억 전 세계 축구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주인공은 올해도 예상치 못한 인물이었다.

독일 수비수 필리프 람(23.170cm)이 2006 독일월드컵축구 첫 골을 터뜨린 '깜짝스타'.
람은 10일(한국시간) 뮌헨 월드컵경기장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대회 개막전으로 치러진 코스타리카와 A조 1차전에서 전반 6분만에 페널티박스 오른쪽 모서리 부근에서 오른발 강슛을 성공시켜 1호골의 영광을 안았다.

코스타리카 다니 폰세카의 태클을 제치고 오른발 중거리 슛을 터뜨린 람은 곧바로 독일 벤치로 달려가 부상으로 이날 개막전에 나오지 못한 미하엘 발라크와 포옹하는 우정의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바이에른 뮌헨 소속으로 홈 그라운드에서 통렬한 첫 골을 장식한 람은 2004년 2월 크로아티아 전에서 처음 A매치에 데뷔했으며 A매치 18경기에 나와 고작 1골 밖에 넣지 못했던 히든 카드였다.

람은 본프레레 감독이 '태극전사'들을 이끌 때인 지난 2004년 12월 부산에서 열린 한국과 평가전에 출전해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당시 그는 측면에서 김동진과 맞대결을 벌였는데 김동진이 선제골을 넣는 등 한국이 3-1로 완승을 거뒀다,
미로슬라프 클로제, 루카스 포돌스키 등 '대회 1호골' 후보들을 제치고 람이 1호골의 영광을 안을 것으로 예상했던 전문가들은 거의 없었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대회 세네갈의 디오프가 프랑스를 상대로 1호골의 주인공이 됐던 것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람은 세계인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 충분한 이변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람은 21세에 불과했던 지난 유로 2004를 앞두고 혜성처럼 나타나 독일의 왼쪽 수비수 고민을 해결해준 신예다.

170cm에 62kg이라는 왜소한 체구의 람은 첫 골의 순간에서 보여줬듯이 빠른 발과 순발력으로 체격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십자인대 부상으로 2005년에는 단 한 번의 A매치에도 뛰지 못했던 람은 지난 5월17일 아마추어 클럽팀과 연습 경기에서 왼쪽 팔꿈치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또 당해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지만 대회 1호골로 자신을 믿고 불러준 클린스만 감독에게 '보은의 한 방'을 선물했다.

람은 자신의 대회 1호골이 터진 지 불과 6분만에 독일이 코스타리카 파울로 완초페에 동점골을 내줘 선제골의 기쁨을 오래 누리지는 못했지만 인상적인 첫 득점으로 독일월드컵 활약을 예고하기에 충분했다.

(뮌헨<독일>=연합뉴스)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