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에서 납치된 한국인 건설 근로자 5명이 납치 하루반 만에 석방됐다.

이번에 납치를 주도한 무장세력은 현지의 이조 부족이 만든 니제르델타해방운동(MEND) 합동혁명위원회 이조청년위원회 등 세 단체.이들은 정부가 자신들의 석유 및 천연가스 개발 권리를 외국 기업과 야합해 독식하고 있다며 무장 투쟁을 벌이고 있는 단체다.

MEND는 특히 반란죄로 구금된 부족 지도자 무자히드 도쿠보 아사리의 석방을 요구해 왔으며,이를 위해 한국 근로자들을 인질로 삼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석방 경위 및 석방 조건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으나 적지 않은 대가를 치렀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해외사업본부 김재우 상무는 "직원들의 안전이 완전히 확보된 뒤 추후 확인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근로자들은 비교적 조기에 풀려났지만 사건의 재발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전지대인 니제르 델타지역에서는 유사 납치사건이 2005년 이후 27건이나 있었다.

피랍자가 살해된 경우는 없으나 납치 과정에서 인명 피해와 유전시설 파괴가 잇따르고 있다.

나이지리아뿐 아니라 현재 전 세계에서는 석유자원 등의 자원 이권을 둘러싼 민족 간,종족 간 갈등이 심화되는 추세여서 해외 자원개발에 나선 기업들은 안전 확보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나이지리아처럼 정부의 치안력이 떨어지는 국가에서 납치와 폭력사건이 급증하는 추세다.

한편 아프리카 동부 소말리아 해안에서 해적에 납치된 동원호 선원 한국인 8명과 중국·동남아인 17명 등 25명은 두 달이 넘도록 억류돼 있는 상태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