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하고 싶습니다"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의 2인자로 2004년 6월 김선일씨를 납치한 뒤 참수한 사건의 주범인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40)가 미군의 폭격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김씨의 아버지 종규(71)씨는 8일 이같이 말했다.

TV 뉴스를 통해 알-자르카위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는 김씨는 "처음에는 자식을 죽였으니까 (알-카에다 조직원) 누구든 죽이고 싶었는데 2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지금은 그런 감정이 없어졌다"면서 용서의 뜻을 밝혔다.

부산 동구 범일동에 10평규모의 집에서 부인 신명자(61)씨와 단둘이 생활하고 있는 김씨는 한달에 2~3번 정도 묘소를 찾는다면서 아들이 비참하게 죽어 마음이 안좋아 선일씨의 생전 모습이 나올까 싶어 TV도 잘 보지 않는다고 심정을 털어놨다.

김씨 부부는 오는 22일 아들의 2주기를 맞아 지난해에 이어 추모예배를 가질 예정인 데 올해는 선일씨가 남긴 옷가지를 태워 아들의 존재를 잊어버리겠다고 울먹였다.

김씨 부부는 "선일이의 죽음에 정부의 책임이 있는 데도 적절한 보상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아쉬워 했다.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c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