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석유 무기화 가능성을 위협하면서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나타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중질유(WTI)는 장중 한때 배럴 당 73.40달러까지 오르는 강세를 보인 끝에 지난주 종가에 비해 27센트가 오른 배럴 당 72.6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유가는 핵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미국의 직접대화 시사 등으로 중대국면에 들어간 가운데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석유무기화 가능성을 재차 경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하메네이는 4일 열린 이란 혁명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서거 17주년 기념식에서 "미국이 군사력을 동원해 이란 핵 연구 시설을 공격할 경우 전세계적 에너지 위기가 올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하메네이의 석유 무기화 경고가 시장에 잠재하고 있던 수급불안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다면서 그러나 하메네이의 발언이 이란 내 강경파 무마용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유가 상승폭이 축소되는 양상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핵협상 검토의사를 밝힌 사실을 지적하면서 하메네이의 석유무기화 경고는 강경파의 반대를 무마하기 위한 계산된 발언이라는 분석이 미 행정부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행정부의 고위 관리들은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과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의 발언이 다르다는 것이 전혀 놀라운 일은 아니라면서 중요한 것은 이란이 직접대화에 대해 직접적인 거부의사를 밝히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영국 런던 원유시장의 7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지난 주말 종가에 비해 70센트(1.0%)가 상승한 배럴 당 71.73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