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발표한 2006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전분기에 비해 0.6% 감소, 1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국내총생산(GDP)에다 수출입 가격의 변화에 따른 무역손익과 대외배당금 같은 요소소득을 합친 국민총소득의 실질 구매력이 떨어졌다는 얘기다. 쉽게 말해 벌어들인 소득으로 외국 물건을 살 수 있는 양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이는 체감경기(體感景氣) 회복에 좋지 않은 시그널이 아닐 수 없다.

실질 GNI가 이렇게 감소한 데는 1분기 중 대외배당금 지급이 크게 늘어난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눈여겨 봐야 할 것은 국제유가 급등(急騰)으로 수입단가는 상승한 반면 환율하락으로 수출단가는 하락해 무역손실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실제로 1분기 교역조건 악화에 따른 실질 무역손실액은 16조8000억원에 달해 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 이를 말해준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1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2%를 기록, 지난해 4분기 1.6%에 비해 크게 꺾인데다 경기선행지수 경기실사지수 등에서 이미 예고되고 있듯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둔화 우려(憂慮)가 높아지고 있다. 유가 환율 등은 여전히 불안하기만 하고, 여기에 세계경제도 결코 낙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정부가 공언했던 올해 5% 성장은 어려울 것이고, 교역조건 악화가 계속되면서 실질 GNI도 뒷걸음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국민소득의 실질구매력이 계속 줄어들면 경기회복에는 더욱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올해 경제운용계획을 재검토하겠다는 얘기만 하고 있을 때가 결코 아니다. 경기진작 등 가능한 모든 대책들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