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 한국의 인터넷 게임 중독 실태와 원인 등을 대대적으로 분석, 보도했다.

포스트는 이날 1면과 20, 21면 3개면에 걸쳐 실은 장문의 서울발(發)기사에서 한국의 9~39세 국민 가운데 2.4%가 게임 중독증에 시달리고 있고, 10.2%는 게임 강박관념으로 인해 수면방해 등 일상생활의 지장을 초래하는 게임 중독 위험의 경계선에 서 있다는 한 조사결과를 인용, 한국의 인터넷 게임 중독 실태를 전했다.

포스트는 수많은 한국의 10대, 20대들이 하루 수시간씩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 게임에 빠져 있으며 심지어 작년엔 10명의 10대, 20대들이 너무 오랜 시간 동안 휴식없이 게임에 몰두, 혈액순환 장애로 숨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포스트는 일례로 작년에 대구에서 인터넷 게임 도중 숨진 28세 남자는 무려 50시간동안 쉬지 않고 게임에 빠져 있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지난 2002년부터 인터넷 게임중독 치료센터를 운용해온 한국정부가 지난 달엔 `게임중독 핫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했고, 수백개의 개인 병원과 정신과 클리닉에서는 이 문제를 전문으로 치유하고 있다고 포스트는 밝혔다.

포스트는 또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가에 더많은 인터넷 게임 중독 사례가 있지만 사회학자들이나 정신과 의사들은 한국을 인터넷 게임중독의 진앙지로 간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스트는 이처럼 한국에서 인터넷 게임 중독이 심각한 원인으로 ▲10대, 20대 들의 혹독한 대학입시 부담과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 ▲전국민의 70%가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는 광범위한 인터넷 보급망 ▲PC방 성업 등을 꼽았다.

인터넷에 중독돼 치료를 받고 있는 중학생 아들을 둔 주부 김모씨는 "나는 아들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다"면서 "그는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할 수도 없고 학교에서도 성적이 좋지 않지만 인터넷 게임 공간에서는 무적의 전사가 된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