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국제결제은행(BIS)비율 조작사건의 핵심인 미국계 투자은행 론스타의 존 그레이켄 회장은 23일(미국 현지시간) "한국 내 반(反)외국자본 정서가 팽배한 상태에서 더 이상 한국에 투자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레이켄 회장은 이날 오전 뉴욕 맨해튼 힐튼호텔에서 현지 언론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검찰과 국세청 감사원 등이 우리의 외환은행 투자 전반에 대해 광범위한 조사활동을 벌이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외환은행을 매입한 주체는 벨기에에 설립된 론스타의 자회사이며 관련 세금은 한국의 조세체계 및 벨기에의 조세체계에 따라 내는 게 정당하다"며 "만약 한국 정부가 세제를 바꿔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대금에 대해 세금을 이중 과세하려 한다면 이는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최근 한국 정부 움직임을 비난했다.

그는 BIS 조작에 의한 불법 매입 혐의에 대해서도 "외환은행을 매입할 때 33%의 지분을 갖고 있던 코메르츠은행이 론스타가 유일한 인수후보라고 (정부에) 추천했다"며 코메르츠은행의 클라우스 퍼티그 이사가 이강원 당시 외환은행장에게 보낸 서신의 일부를 공개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