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금리 인상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동반 하락하고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상품 시장이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코스피지수도 16일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 공세에 밀려 1400대가 붕괴됐다.

시장에선 '버블 본격 붕괴 조짐'이라는 주장과 '상승 추세 속의 일시적 숨고르기'라는 시각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31.87포인트(2.25%) 급락한 1382.11에 마감됐다.

지난 11일 1464.70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이후 3거래일 동안 무려 82.59포인트 빠진 것이다.

코스닥지수도 13.16포인트(1.95%) 하락한 662.14에 장을 마쳤다.

이날 외국인은 3902억원어치(코스닥시장 포함)를 팔아치우는 등 지난달 25일 이후 3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글로벌 증시도 동반 하락세를 나타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328.49엔(1.99%) 급락한 1만6158.42엔에 마감됐다.

대만 가권지수도 106.45포인트(1.48%) 떨어진 7069.90에 끝났다.

인도 뭄바이증시의 센섹스지수도 전날 62.91포인트(3.8%) 급락한 1만1822.20으로 마감한 데 이어 16일에도 약세를 보였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이머징마켓지수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기했던 지난 10일 미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연일 하락세를 보여 전날 2년 만에 최대 낙폭(4.3%)을 기록하며 820.11으로 떨어졌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주요 증시도 15일 일제히 1%가량 하락했다.

짐 오닐 골드만삭스 글로벌 경제 리서치 책임자는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상 행진 지속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을 강타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급등세를 보여온 국제 원자재 가격도 18년 만에 최대폭으로 급락했다.

에너지와 금속 등 19개 원자재로 구성된 로이터 CRB지수는 15일(현지시간) 2.7% 떨어진 352.06을 기록했다.

이는 1988년 7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금 현물가격은 온스당 35.1달러(4.9%) 내린 679.1달러로 마감,7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은 현물가격도 온스당 1.15달러(8.0%) 하락했다.

구리 가격은 3개월물 기준으로 6.9% 떨어진 t당 7990달러에 마감돼 8000달러 선이 무너졌다.

아연은 11.5%,알루미늄은 6.9% 빠졌다.

필립 코간 파이낸셜타임스 칼럼니스트는 "글로벌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상품 가격과 주가 랠리가 계속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헨리 맥베이 모건스탠리 미국시장 수석 투자전략가는 "시장이 단지 일시적인 숨고르기를 하고 있을 뿐,강세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성완·주용석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