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6일 5.31 지방선거 후보등록이 시작된데 맞춰 선거전략을 가다듬고 필승의 전의를 다지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여야는 후보등록과 함께 이번 주가 판세를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사활을 건 총력전에 나설 태세이다.

지방선거 참패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열린우리당은 이날 한나라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열세국면 뒤집기'의 실마리를 찾으려 했고, 한나라당은 추가 `공천잡음'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면서 `우위 굳히기'에 주력했다.

열린우리당 강금실(康錦實), 한나라당 오세훈(吳世勳), 민주당 박주선(朴柱宣), 민주노동당 김종철(金鍾哲), 국민중심당 임웅균(任雄均) 후보 등 여야 5당 서울시장 후보들도 일찌감치 후보등록을 마치고 선거스타트 라인에 섰다.


◇열린우리당 = 정동영(鄭東泳) 의장은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중앙선대위원회를 열어 `한나라당의 부패한 지방정부 심판론'을 거듭 제기하며 결전의 의지를 다졌다.

정 의장은 또 "평화.민주세력이 5.31 선거를 통해 좌초되지 않도록 국민에게 호소하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전의를 북돋웠다.

아울러 지난해 4.30 재.보선에서 우리당 후보로 나선 이명수(李明洙) 전 충남 행정부지사가 이중당적 문제로 후보등록을 못한 점을 의식한 듯 "후보등록 과정에서 중앙당이 실무적인 뒷받침을 차질없이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염동연(廉東淵) 사무총장은 "광주에서 조영택(趙泳澤) 후보가 확정된 이후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보면 징후가 상당히 좋다"면서 "이는 바로 수도권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고, 조금만 더 조여 매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직자들을 독려했다.

우상호(禹相虎) 대변인은 브리핑을 갖고 그동안 제기해온 `지방권력 심판론'을 재확인했다.

우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그동안 광역단체장의 75%, 기초단체장의 62%, 광역의원 71%를 장악해 왔고, 10년 동안 비리 등으로 기소된 단체장, 지방의원이 923명에 이른다"면서 "5.31선거는 부패한 한나라당 독점권력, 부패를 잉태한 한나라당의 공천비리를 심판하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우 대변인은 이어 "부패한 권력의 주인공들이 `매관매직 공천헌금'을 통해 또 다른 부패권력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면서 "공천비리는 일상사가 됐고, 한나라당은 부패한 공천헌금을 깔고 앉아 `포지티브 선거'를 주장하는 기막힌 역설선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광재(李光宰) 전략기획위원장은 SBS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하면 대선이 얼마 안 남은 시점에서 정치적 대혼란이 올 것"이라며" 또한 정치부패 청산도 할 수 없고 남북화해도 물건너가며, 부동산 투기도 잡지 못할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강금실 후보는 김영춘(金榮春), 박선숙(朴仙淑) 공동 선대본부장을 통해 대리 후보등록을 마쳤다.

강 후보는 "그동안 서민을 위해 무엇을 할지 깨닫는 과정이었다"면서 "앞으로 보육.교육.복지 3대 과제를 실현해 가는 시장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나라당 = 후보등록 첫날 지도부 회의를 갖는 대신 주요 당직자와 소속 의원들은 전국 각지로 흩어져 후보들의 선거 출정식 등에 참여했다.

중앙당 선거대책본부도 별도의 이벤트를 진행하기보다 각지에서 올라오는 후보 등록 진행상황을 점검하는데 주력했다.

허태열(許泰烈) 선대본부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늘부터 본격 선거전이 시작된 셈"이라며 "중앙당은 일단 각 후보의 등록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독려하는 일에만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 본부장은 또 "이번 선거는 지방자치와 정치 문화를 한단계 발전시키는 이정표가 돼야 한다"면서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함께 죽자'는 식의 네거티브 공세로 정치권 전체에 상처를 준 만큼 후보 등록을 계기로 자제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한나라당은 후보 등록보다 공천 비리 재발 가능성이나 공천 탈락자들의 반발에 더욱 신경을 쓰는 듯한 분위기이다.

허 본부장은 최근 낙천자의 탈당 방지를 설득하고 해당 행위시 강력 대응할 것을 주문하는 `공천탈락자 관련대책' 문건을 각 지역에 발송한데 이어, 이날은 비례대표 후보의 유급 선거운동원 사용비용을 시.도당이 부담하고 특별당비도 받지 말 것을 각 시.도당에 지시했다.

오세훈(吳世勳) 서울시장 후보는 오전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서울 지역 구청장 및 지방의원 출마자 전원과 함께 `클린선거실천 대(對)서울시민 서약식'을 가진 뒤 서울시 선관위에서 직접 후보 등록을 마쳤다.
한편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이날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중앙당 공천심사위원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후보 등록 단계에 이르기까지 `옥석 가리기'에 애써온 공심위원들의 노고를 격려할 예정이다.


◇민주.민노.국민중심당 = 민주당은 오전 선대위원장단 회의를 열고 호남과 수도권 등 7개 광역단체장 후보를 비롯한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후보 등록을 첫날 대부분 끝내기 위해 중앙당 차원에서 등록 상황을 차질없이 점검키로 했다.

이에 따라 박주선(朴柱宣) 서울시장 후보도 오전 일찍 대리인을 통해 정식 후보로 접수했다.
민주노동당은 이날 김종철(金鍾哲) 서울시장 후보를 비롯한 11개 시.도 지사 후보의 등록을 일제히 끝내기로 했다.

김 후보는 오전 대리인이 후보 등록을 하는 동안 천영세(千永世) 중앙당 공동 선대위원장 등과 함께 수유리 4.19묘역을 참배하고 "서민이 행복한 서울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중심당도 오전 당직자회의에서 이날 내로 최대한 후보 등록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임웅균(任雄均) 서울시장 후보는 오전 등록 서류를 직접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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