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가까이 지속돼 온 미국의 긴축 정책이 전환점에 도달했다.

지금까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80% 이상이었다면 이번엔 50% 정도로 줄었다.

경기 상황에 따라 금리를 동결할 수도,올릴 수도 있는 전환점에 서 있음을 10일(현지시간) 열린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시사했다.

월가에서는 일단 오는 6월 열릴 FOMC에서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의 경기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금리 정책이 중립으로 돌아선 셈이다.


이날 FOMC가 발표한 '통화정책 성명서'는 종전과는 달리 경기하강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물론 "올 들어 지금까지 미국의 경제 성장세는 매우 강했다"고 현재의 경기 호조세를 평가하기는 했다.

그러나 "주택 시장의 점진적인 냉각과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금리 인상의 효과 및 에너지 가격 등을 반영해 경기가 좀 더 지속 가능한 속도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FOMC가 경기둔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2004년 6월 이후 처음이다.

경기 둔화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금리인상 행진을 일시적으로나마 동결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4.8%에 달할 정도로 호조세다.

그러나 주택 경기의 냉각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지난 4월 창출된 일자리가 예상을 밑도는 등 경기둔화 신호도 곳곳에서 감지돼 왔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나친 긴축으로 경기를 망치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특히 금리 정책 효과가 6~12개월의 시차를 두고 나타난 점을 감안하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도 형성돼 왔다.

FRB도 이런 인식에 공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지만 금리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다.

FOMC는 "증가하는 자원 활용이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과 함께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잠재성을 갖고 있다"며 "이에 대처하기 위해선 언젠가 추가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기 둔화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금리를 다시 올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런 발표로 미뤄 오는 6월28일 열리는 FOMC에서는 금리를 일단 동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월가는 보고 있다.

인사이트 이코노믹 연구소의 스티븐 우드 연구원은 "경기하강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미뤄 금리인상 행진을 일단 중단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시카고 선물시장에서 6월 금리인상 확률은 종전 46%에서 42%로 하락한 상태에서 가격에 반영됐다.

이후 금리인상 여부는 경제 지표에 좌우될 전망이다.

FOMC도 "추가 정책의 범위와 시기는 경제 전망의 전개 양상에 좌우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경기 둔화세가 감지될 경우 금리인상 중단은 지속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경제가 지속적으로 호조를 보이면 하반기에 한두 차례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