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산본 평촌 등 신도시들이 같은 1기 신도시로 판교 재료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유독 홀로 집값이 급등했던 분당과의 '갭(차이)' 좁히기에 나섰다.

이들 지역의 집값은 올 들어 강세를 보이기 시작해 지난달부터는 부쩍 상승 탄력이 커져 판교 분양이 끝나면서 주춤하고 있는 분당을 추격하는 양상이다.

3일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일산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3.69%,평촌은 6.08%,산본은 무려 7.16%를 기록해 모두 분당의 상승률(2.52%)을 뛰어넘었다.

분당은 상승률이 전달(3.78%)에 비해 1%포인트 이상 둔화된 반면 일산 산본 평촌은 모두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일산과 산본은 최근 몇 년간 보지 못했던 강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김규정 부동산114 팀장은 "일산 산본 평촌 등은 특별한 호재 없이 집값이 오르고 있다"며 "'분당과 비교하면 너무 싸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재평가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분당 집값 '따라잡기'

실제 일산 산본 평촌 등의 강세는 두드러진다.

일산 마두동 백마청구 4단지 37평형은 올초 4억3500만원에서 최근 6억2500만원으로 43.6% 급등했다.

주엽동 강선우성 57평형도 10억3000만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어 올초(7억2500만원)보다 42% 이상 올랐다.

산본 집값도 강세다.

산본동 목련한양 36평형은 연초 대비 40% 상승한 4억2000만원에 현재 호가되고 있다.

금정동 무궁화화성 49평형도 3억5000만원에서 4억6500만원으로 올라 상승률이 32.86%에 이르고 있다.

판교 수혜로 일산이나 산본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집값이 많이 올랐지만 분당에는 못 미쳤던 평촌도 올 들어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평촌동 꿈라이프 54평형은 올초 7억2000만원에서 최근 10억5000만원으로 뛰어 상승률이 45.8%에 달한다.

○집값 재평가 진행 중

이들 신도시 집값의 강세는 별다른 재료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는 인식 속에 집값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게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일산 주엽동 부동산플러스 관계자도 "한류우드 등의 호재도 있지만 무엇보다 집값이 급등한 분당이나 목동에 비해 너무 싸다는 점이 부각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산본과 평촌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산본 산본동 주몽공인 관계자는 "특별한 계기는 없지만 '너무 안 오른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집주인이 많아지면서 매물이 회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중·대형 평형 위주로 매수 문의도 적지 않게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