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골라에 20억달러 차관 약속.알제리·우간다 외교부 청사 건립.콩고 종합병원 신축. 니제르 종합 관개시설 제공.모잠비크 국제회의센터 건립.짐바브웨 에리트리아 등 남부 아프리카 식량 지원….' 아프리카의 전략적 가치를 꿰뚫어 본 중국이 아프리카를 향해 '통 큰 외교'를 펼치고 있는 사례들이다.

KOTRA 트리폴리 무역관의 송선근 관장은 "중국의 아프리카에 대한 직접 투자 금액은 동남아시아와 맞먹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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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중국이 싹쓸이

중국 정부의 자원외교 전술은 '어떤 경제적,정치적 조건 없이' 유리한 차관을 지불하겠다는 것이다.

2000년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을 개최하면서 100억위안(13억달러)의 채무탕감 계획을 발표했으며 지난해 9월 유엔정상회의에서는 향후 3년간 100억달러 규모의 양허성 차관과 수출신용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유광훈 과장은 "중국은 대외 원조는 유상이라고 하더라도 상환 기간이 최소 20년이 넘어 공짜에 가깝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노력으로 인해 전체 원유 수입의 20%를 중부 아프리카에서 조달하고 있다.

중국은 한발 더 나아가 무제한에 가까운 인해전술까지 펼치고 있다.

아프리카 대외 원조의 조건으로 건설업 분야의 경우 중국 근로자의 참여를 내세우고 있다.

마다가스카르에 국제 스타디움을 지어주면서 자국 근로자 5만명의 영주권을 받아냈다.

알제리 앙골라 수단에서는 최소 10만명 이상의 중국 근로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선 '아시아=시노(sino·중국)'로 통할 정도다.

박일권 현대건설 리비아 지사장은 "엔지니어에서부터 통역 운전기사 심지어 요리사까지 본토에서 데려온다"고 말했다.


○미·EU·일본의 추격전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의 파상적인 물량공세도 가열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아프리카 개발정책'을 발표하면서 내년까지 ODA(공적개발원조)를 2003년 기준 7억달러에서 14억달러로 두 배 늘려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1993년 이후 일본의 대아프리카 ODA 총액은 100억달러에 달한다.

유럽연합(EU)도 지난해 12월 대아프리카 전략을 승인하면서 원조 규모를 2003년 170억유로에서 2010년 250억유로로 확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국은 이제 걸음마 수준

한국은 지난 3월 대아프리카 ODA를 2008년까지 세 배로 늘리겠다고 했지만 이 규모는 1억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한국의 아프리카에 대한 ODA 지원액은 1704만달러로 미국 41억8631만달러의 0.4%에 불과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아프리카 순방 당시 제시한 3년간 1000명의 아프리카인을 초청해 개발경험을 전수하겠다는 '한국 이니셔티브'도 신선한 것은 아니다.

프랑스는 튀니지에서만 20명을 비롯 알제리 이집트 등 주요 국가에서 연간 수백명의 엘리트를 그랑제콜(경영대학)로 데려간다.

중국도 2003년 2차 아프리카 협력포럼에서 아프리카 인재 1만명을 양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자국 사람 심기를 통해 미래의 자원 시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인 셈이다.

카이로(이집트)·트리폴리(리비아)=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