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만 오면 우승컵을 들고 나가는 '탱크' 최경주(36.나이키골프)가 한국프로골프 SK텔레콤오픈 2연패에 나선다.

4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 록힐코스(파72.7천111야드)에 막을 올리는 한국프로골프 겸 아시아프로골프 SK텔레콤오픈에 출전하는 최경주는 이번 대회에서 당연히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팬들과 언론의 관심은 '1천만 달러의 소녀' 위성미(17.나이키골프)에 치우친 느낌이지만 이 대회의 주인공은 역시 최경주다.

출전 선수 153명 가운데 세계랭킹이 42위로 가장 높은 최경주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3승 뿐 아니라 국내 무대에서도 11승을 올린 절대 강자다.

특히 최경주는 미국 진출 이후 해마다 한 두차례씩 한국에 올 때마다 어김없이 우승컵을 챙겨 고국 선수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미국 진출 첫해인 1999년 3차례 국내 대회에 출전해 2승을 거뒀고 2000년에는 1개 대회만 나왔지만 역시 우승을 차지했다.

PGA 투어에 적응하느라 바빴던 2000년과 2001년에는 각각 한 차례 대회에 나와 재미를 보지 못했으나 2003년 유일하게 출전했던 국내 대회인 SK텔레콤오픈 우승에 이어 2004년 2개 대회에서 1승, 지난 해에도 2개 대회에 나서 1승과 준우승 한번을 했다.

PGA 투어에서 처음 우승했던 2003년부터 따지면 3년간 5개 대회에 출전해서 3승을 올렸으니 승률이 67%에 이르는 셈이다.

이번에도 최경주는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다.

"한국에 오면 여러 행사에 참가하느라 일정은 바쁘지만 힘이 솟는다"면서 "스윙 컨디션도 좋고 경기 감각도 상승세에 있다"는 최경주는 '최고 선수다운 플레이로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임에는 틀림없지만 최경주의 우승 길목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총상금 6억원의 한국프로골프 메이저급 대회인 SK텔레콤오픈은 아시아프로골프투어까지 겸하고 있어 국내외 강호들이 총출동하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 신한동해오픈에서 최경주를 연장 접전 끝에 물리친 김종덕(45.나노소울)과 2004년 한국 상금왕과 작년 일본프로골프 신인왕을 차지한 장익제(33.하이트맥주) 등 '일본파' 2인방과 유럽프로골프투어 말레이시아오픈을 제패한 위창수(34.테일러메이드) 등은 최경주가 가장 경계해야할 상대들이다.

또 최광수(46.동아제약), 신용진(44.LG패션), 박노석(39.대화제약), 김대섭(25.SK텔레콤), 강욱순(40.삼성전자), 유종구(42.게이지디자인), 석종율(38.캘러웨이) 등 국내 강자들도 최경주의 2연패를 저지할 후보군들이다.

뿐 만 아니라 아시아프로골프투어 상금랭킹 1위 지브 밀카 싱을 비롯해 시브 카푸르, 아만딥 졸 등 아시아 무대를 주름잡고 있는 '인도 3총사'도 무시할 수 없는 우승 후보들이다.

최경주가 '인생의 멘토'로서 보살피고 있는 청각장애 골퍼 이승만(26)도 지난 2월 유럽프로골프 조니워커클래식 이후 3개월만에 같은 대회에 출전해 '청출어람'을 꿈꾸고 있다.

이밖에 올해 개막전 롯데스카이힐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아마추어 강성훈(연세대)의 성적도 팬들의 관심사다.

강성훈은 지난해 US아마추어퍼블릭링크스챔피언십에 나란히 출전했던 위성미와 1년여만에 재회한다.

대회는 MBC가 4일 내내 생방송으로 중계한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